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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 권용석 목사(반석대교구장)

 이 세상에는 여러 방향의 길이 있다. 그 길들은 각기 다른 곳을 향하여 뻗어있으며, 그 길을 통하여 많은 목적지로 나아갈 수 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길을 떠난다. 모든 사람들은 그 길을 통하여 자신의 목적하는 곳을 향하여 간다. 그러데, 어떤 누구도 목적지와는 상관없이 좋은 길, 편안한 길, 쉬운 길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길이 험할지라도 그 길이 자신의 목적지로 나아가는 길이라면 조금도 망설임이 없이 그 길로 떠날 것이다. 목적지를 향하는 길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좋은 길을 선택하여 다른 길로 향한다면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또한, 목적지를 정하지 못한 사람은 길을 떠날 수가 없거나, 갔던 길을 되돌아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여행하기 전에 어떤 기도를 합니까? 목적지를 좀 가까운 곳으로 옮겨 주시도록 기도합니까? 목적지를 향하여 잘 갈 수 있도록,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도중에 좋은 일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합니까?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야훼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창 28:20∼22)

 야곱의 기도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신앙생활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목적지를 향해 성령과 함께 동행하는 것이며,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다.

 신앙 생활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리의 목적지를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것도, 쉬운 길, 평안한 길, 좋은 길로 가고자 간구하는 것도 아니다. 신앙생활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삶이다. 또한 나그네와 같은 삶에서 요구되는 삶은 비울 건 비우고, 채울 건 채우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원망을 비우고 생명의 말씀으로 몸과 마음을 채웠을 때 매일 매순간 그리스도의 생명이 가득한 삶이 된다. 절망의 자리에서 기도로, 찬양으로, 감사로 채우게 되면, 환난이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소망은 구원을 이루게 된다.

 “모세가 그 아내와 아들들을 나귀에 태우고 애굽으로 돌아가는데 모세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출 4:20)
 모세의 지팡이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도구로 사용되면서부터 그 지팡이는 모세의 지팡이가 아니라, 하나님의 지팡이로 불렸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은 위대한 사람들이 아닌, 위대하신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연약한 사람들이다. 인생의 고통의 순간에, 극심한 문제 가운데, 찬란한 영광 가운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 가운데, 우리는 습관처럼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어떻게 살아왔는가?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물론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리 후회한다고 해도 과거의 삶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단지, 과거를 반성해보고 삶에 대한 새로운 결단을 내리게 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새로워질 수 있다. 이제, 우리에게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길 때, 가슴벅찬 소망이 생길 때, 비로소 안도할 수 있다. 구원이란, 바로 이러한 미래에 대한 희망이며 소망이다. 과거를 뒤로 하고, 구원의 감격 가운데 미래를 꿈꾸며 소망해야 한다. 성도는 예배로 하나님의 은총에 응답하고, 삶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사랑으로 하나님의 구원을 실천해야 한다.

 

기사입력 : 2016.05.22. am 10:0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