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궁가 타이거는 백인이야?”
 니니가 고개를 끄떡였다.
 “일단 외모는 백인을 닮았어.”
 “토마스 스미스… 궁가 타이거에 어울리는 이름이로군.”
 지난 날 항로 개척에 뒤졌던 영국은 무장한 상선의 약탈을 묵인하는 사략선(私掠船)을 운영하여 해상 활동의 숨통을 텄다. 해적 행위와 노예 무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죤 호킨스와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영국 해군의 수령이 되었다. 제임스 랭커스터 제독의 ‘붉은 용’ 함대가 동남아에 파견되고, 아시아에 12개 상관을 설치한 동인도회사의 토마스 스미스는 템즈 강에 조선소를 건설했다.  
 “벵골만에서 황금의 삼각지대까지… ”
 영국의 동인도회사는 중국 차의 수입 대금을 충당하기 위해 벵골 지역에서 아편을 생산했고, 벵골에서 시작된 아편 재배는 점차 미얀마의 골든 트라이앵글로 옮겨져서 아직도 그것이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식인 호랑이 쉬어 칸이 골든 트라이앵글로 들어간 거야.”
 아시아의 호랑이는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 하나는 시베리아를 거쳐 동북아 쪽으로 옮겨간 아무르 호랑이였고, 또 하나는 네팔, 인도, 미얀마의 산지에 분포되어 있는 벵골 호랑이었다. 아무르 호랑이가 제법 기품이 있고 자태가 우아한데 비해, 털이 짧고 색이 밝은 벵골 호랑이는 성미가 포악하고, 인육을 좋아하여 사람을 주로 잡아 먹는 것이 그 특징이었다.
 “그러면, 궁가 타이거의 부하들은 어떤 인종이죠?”
 깜보가 마싼다를 바라보며 물었다.
 “니니가 알아본 바로는, 여러 인종이 섞여 있는 모양이야.”
 깜보가 다시 니니에게 물었다.
 “그들의 숫자가 모두 얼마나 되는데?”
 “처음에는 서너 명이 들어왔는데…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대.”
 “얼마나?”
 “한… 열 명쯤?”
 “그 정도라면 큰 조직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우방뜨 과장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활동의 폭이 상당히 큰 모양이야. 그들의 통화 내역을 조사해 보니까 미얀마 전국을 망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편의 정제 루트 때문인지 전세계의 여러 곳과 연락을 하고 있는 것 같거든.”
 통화 내역까지 조사했다는 것으로 보아 우방젠 병원장과 우방뜨 과장도 골든 트라이앵글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마싼다가 니니에게 물었다.
 “아… 니니, ACP라는 이니셜을 들어본 적 있어?”
 니니도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았다.
 “ACP요? 농구 용어인가요?”
 니니도 ‘올 코트 프레싱’을 떠올린 것이었다.
 “아니야, 깜보가 탔던 EW 317기의 추락과 ACP와 관계가 있을 것 같아. GT에 대한 추적도 실은 ACP의 게시판에서 시작된 거야.”
 “그래요?”
 “혹시 따치레익 근처에서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 못봤어?”
 “노란색 티셔츠라구요?”
 니니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본 적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