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 모두 달리다굼 의사회에서 파송한 의료 선교사의 자격으로 미얀마에 오신 것이 아니었던가요?”
 헬라어의 ‘탈리다 쿠미’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 ‘달리다굼’이 되었고. 그것은 예수가 회당장 야이로의 죽은 딸을 일으킬 때 사용했던 아람어 ‘텔리타 쿠미’ 즉 ‘소녀야, 일어나라’에서 온 것이었다. 그러나 우방젠 병원장의 놀란 표정은 아직도 잘 정리되지 않고 있었다.
 “나도 환자를 위해서 기도해본 적이 많이 있었고, 그렇게 해서 병세가 호전되는 일을 여러번 경험하기도 했지만….”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 건 처음이야. 골절된 부위가 회복되려면 적어도 한 달은 걸리는데, 이렇게 빨리 원상으로 회복된 것은 기적이야. 허어, 어떻게 이런 일이.” 
 우방뜨 과장이 엑스 레이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다시 찍으며 확인을 거듭했고, 팔의 이곳 저곳을 눌러가며 통증의 유무도 점점을 했다.  
 “아무런 문제도 없네요.”
 그러는 동안 깜보는 강 저쪽에서 들었던 말을 생각하고 있있다.   
 “내가 너와 늘 함께 할 꺼야.”
 그분이 세상에 왔을 때에, 소경이 보게 하고, 벙어리가 말하게 하고, 손 마른 사람을 회복시켰다. 그는 또 중풍병자를 고치고, 문둥병자를 깨끗하게 하기도 했다. 그가 이정선 목사의 기도에 응답하여 깜보의 골절된 팔을 다시 붙여 놓았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병원장과 우방뜨 과장은 결국 깜보의 깁스를 풀어도 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자, 그럼 치료실로 갑시다.”
 우방뜨 과장은 깜보를 데리고 치료실로 건너갔다. 깜보가 치료실 도어에 붙어 있는 명패를 보며 물었다.
 “OMG가 뭐죠?”
 그 의미를 알고 있는 마싼다가 웃으며 대답했다.
 “오, 마이 갓…… 기적이 일어나는 방이지.”
 우방뜨 과장이 직접 톱과 가위로 깁스를 떼어내고 있는 동안 지켜보고 있던 우방젠 병원장은 마싼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이제는…”
 “네, 사야.”
 “산으로 들어가는 일만 남았군.”
 까렌 주와 까야 주를 지나 샨 주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산길을 올라왔는데 그는 또 산으로 들어간다는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KK 쪽엔 연락이 다 되었나요?”
 병원장이 고개를 끄떡였다.
 “니니가 곧 올 꺼야.”
 그들은 깁스를 떼어낸 깜보의 왼 팔을 신기한 듯이 번갈아 만져 보았다. 깜보의 왼 팔에는 아무런 통증도 없었고, 오히려 오른 쪽보다 더 튼튼해 보였다. 깜보는 자유롭게 팔을 움직여가며 벗어 놓았던 셔츠를 입었다. 그들이 병원 식당으로 가서 양고기 커리와 채소 볶음으로 저녁을 먹고 있을 때 가므스름한 두 볼에 따나카를 칠한 소녀가 들어오며 손을 흔들었다.
 “밍갈라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