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웨 병원에서 깁스를 한 모양인데”
 형의 말을 들으며 우방뜨 과장이 깜보의 왼팔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엑스 레이를 다시 찍고… 어떤 상태인지 한번 확인해 봐.”
 “네, 그러지요.”
 마싼다는 병원장과 따로 할 이야기가 있는지 그대로 남았고, 깜보는 우방뜨 과장과 함께 엑스 레이 촬영실로 향했다. 그는 깜보의 셔츠를 벗기고 깁스한 상태를 살펴보더니 곧장 촬영을 시작했다.
 “깜보야, 다웨 병원의 의사는 뭐라고 하더냐?”
 “제게 말한 것이 아니고… 의사와 간호사가 주고받는 말을 들었어요.”
 “뭐라고 했는데?”
 “왼쪽 팔이 골절된 것 외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각도를 바꾸어가며 왼쪽 팔을 여러번 찍은 우방뜨 과장은 현상된 엑스 레이 필름을 유심히 살펴 보면서 인터폰을 들었다.
 “이상하군요, 형님.”
 저쪽에서 뭐가 이상하냐고 묻는 모양이었다.
 “왼쪽 팔에 크랙이 없는데요.”
 우방뜨 과장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며 인터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병원장과 마싼다가 엑스 레이 촬영실로 들어섰다. 병원장 역시 엑스 레이 필름을 이리 저리 살펴보며 깜보에게 물었다.
 “다웨 병원에서는 분명히 골절이 되었다고 했어?”
 “네.”
 “허어, 이상하군.”
 마싼다가 무슨 일인가 하여 병원장에게 물었다.
 “왜 그러세요, 사야?”
 “골절된 흔적이 보이지 않아.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마싼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상하군요.”
 그러자 깜보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 있긴 있었지요.”
 “뭐라구?”
 “오늘 아침에… 바고에 오신 이정선 목사님께서 저의 깁스한 왼팔을 붙잡고 기도를 해 주셨거든요.”
 병원장이 깜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기도를…?”
 병원장과 우방뜨 과장과 마싼다가 번갈아가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웨 병원에서 찍은 엑스 레이 필름에는 분명히 크랙이 보였기 때문에 깁스를 했을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것은…”
 “그렇다면?”
 “기적이 나타난 것이지요.”
 병원장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갔다. 우방뜨 과장이 그에게 물었다.
 “믿어지지가 않나요?”
 “아, 그것이…”
 우방뜨 과장이 병원장을 바라보며 웃었다.
 “송림병원 김제규 박사와 함께 달리다굼 의사회를 창립하신 형님께서 이런 기적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그아말로 놀라운 일이로군요.”
 마싼다도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