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초 부흥사 김익두 목사로 인해 부흥된 교회
1903년 이어 1946년 신천교회 담임으로 사역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휘말리며 공산당에 수모

 황해도 신천군에 위치한 신천교회는 한국의 부흥사로 유명한 김익두 목사가 부임하기 전에는 성도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회심 후 전도사가 돼 인근 재령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한 김익두는 재령교회 부흥을 이끈 후 스왈렌(한국명:소안론) 선교사들의 권유로 1903년 신천교회로 부임한다. 성도가 한 명도 없어 김익두 전도사는 날마다 철야기도를 드렸고, 6개월 만에 예수님을 믿겠다고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초라한 행색의 절름발이 여성이었다. 김익두 전도사는 낙심대신 정성껏 그녀를 양육해 신실한 성도로 만들었다. 6개월 후 또 다시 한 사람이 찾아왔는데, 남자 거지였다.

 김익두 전도사는 그를 사랑으로 보살폈고, 그의 목회가 소문이 나면서 신천교회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한 주일에 10, 20명씩 떼지어 몰려오더니 교회는 3년만에 성도 300명으로 부흥됐다. 이후 전도사였던 김익두는 S.A.마펫 선교사가 교장으로 있던 평양 장로교 신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신학 교육을 받았다.

 신천교회를 성공적으로 부흥시킨 김익두 목사는 예수님을 영접하기 전 세상이 다 아는 난봉꾼이었다. 1874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김익두는 어릴 적부터 총명하기로 유명했다. 부친의 기대 속에 16세에 과거에 응시하지만 낙방, 이로 인해 충격을 받은 부친은 별세한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김익두는 장사를 시작했고, 성실성과 정직으로 생활은 안정을 회복한다. 하지만 친구의 배신으로 하루 아침 재산을 잃은 후부터 술과 방탕한 삶을 살게 됐다.

 ‘김익두’라는 이름 석자가 인근 지역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갈 즈음 선교사가 건넨 전도지를 받게 됐고, 친구의 권유로 그는 부흥성회에 갔다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변화된 삶을 살게 된다. 탁월한 설교를 통해 김익두 목사는 생전에 수많은 사람들을 주께 인도한다. 그의 설교가 유명해지면서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생전에 776곳에서 2만8000회의 말씀을 전했다. 그의 영향으로 150개의 교회가 세워졌으며 1만여 명의 환자가 신유를 경험했다. “예수 십자가 고난만 상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설교했던 그의 영향으로 주기철, 이성봉, 전재선, 유원봉 등 수 많은 목회자가 배출돼 한국교회를 섬겼다. 신사참배를 두고 ‘했느냐, 안했느냐’의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던 김익두 목사는 남대문교회, 승동교회 담임에 이어 1945년 해방 이후 72세인 1946년 다시 신천교회로 부임한다. 하지만 해방의 기쁨도 잠시 김익두 목사와 신천교회는 이데올로기의 혼란에 휩싸이고 만다.

 공산정권이 들어선 북한의 김일성은 기독교가 권력 통치의 걸림돌이 되자 기독교도연맹을 세워 기독교를 핍박하기 시작했다. 기독교도연맹은 ‘김일성 정부를 지지하고, 교회가 민중의 지도자가 될 것을 공약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인민위원회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김익두 목사를 선전용으로 이용해 이북지역 개신교 목사의 3분의 1이 기독교도연맹에 동조하도록 유도했다.   이념의 대립은 남과 북의 사상은 물론 교회의 대립을 가져왔고, 김익두 목사는 북한 정권에 동조할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며 신천교회 성도 500명과 함께 이념 대립이 종료될 것을 기도했다. 교회가 있던 황해도 신천은 북한에서도 기독교 세력이 왕성한 지역이었다. 한국전쟁당시 미군을 비롯한 UN군이 38선을 넘어 북진할 때 김익두 목사와 성도들은 읍내에 소재한 교회 청년들과 연합해 북한 공산당을 규탄하는 계획을 세웠다. 청년들은 “대한민국만세! 국군만세!”를 외치며 미군이 평양탈환을 목표로 북진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신천교회 성도들을 남겨 두고 떠날 수 없어 북한에 남았던 김익두 목사는 1950년 10월, 새벽예배를 마친 직후 갑작스레 교회에 들이닥친 공산당의 무차별한 총격에 강단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자리에 남아 함께 기도했던 성도 중 6명도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고, 몇 사람은 중경상을 입고 말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부흥목사로 전국을 순회하며 성령운동을 전개해온 김익두 목사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북한에서는 김일성을 배반한 변절자로, 남한에서는 북한 공산주의에 동조한 목회자로 한 때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국은 물론 황해도 복음화를 위해 누구보다 헌신했던 그리고 그로 인해 부흥했던 신천교회는 한국교회가 잊어서는 안될 소중한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