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에서 또 산으로 ③-(43) |
탕라 산에서 발원한 세 개의 큰 강이 있었다. 그 중에서 양쯔 강은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황해로 흘러나가고, 메콩 강은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내렸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인 딴륀 강은 미얀마의 샨 주와 까야 주 그리고 까렌 주와 몬 주를 모두 관통하며 목따마 만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한국에서 공부를 아주 잘했나보구나.”
“그 정도는 기본이지요.”
강 건너편의 작은 식당에서 쌀국수 짜잔쪄로 점심을 때우고 다시 까야 주를 벗어난 그들은 샨 주의 딴륀 강을 계속해서 거슬러 올라갔다. 가파른 산 길을 살쾡이처럼 씨근대며 달리던 그들의 지프는 해질 녘이 다 되어서야 산과 산 사이에 웅크리고 있는 마웅샛에 도착했다. 시내로 들어선 마싼다가 제법 깨끗한 3층 건물 앞 마당에 차를 세우자 깜보가 간판의 글씨를 읽었다.
“니아꼬 세이욘”
그것은 ‘형제 병원’이라는 뜻이었다.
“아도, 어디가 아픈 거예요?”
제법 여성의 보호자 같은 말투로 깜보가 물었다.
“따라 와.”
차에서 내려 앞서 걷던 마싼다는 곧장 1층의 병원장실 쪽으로 다가갔다. ‘병원장 우방젠’이라고 적힌 명패가 달려 있는 방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미싼다가 안경을 쓴 남자에게 인사를 했다.
“사야, 저 왔어요.”
사야는 선생님이란 뜻이었다.
“어서 와요, 마싼다.”
병원장은 이미 그녀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마싼다가 함께 온 깜보의 소매를 끌어 병원장 앞에 세웠다.
“인사드려라, 이분이 병원장 방제훈 선생님이시다.”
마싼다의 말을 듣고서야 깜보는 병원장이 한국인이고 그의 이름이 방제훈이라는 것을 알았다. 미얀마에서는 성이 없고 이름만 있으나 존대받을만한 남자 어른은 흔히 이름 앞에 ‘우’를 붙여 쓰고 있었다. 그래서 방제훈은 방젠이 되고 그 앞에 우가 붙은 것이었었다. 깜보가 병원장에게 꾸뻑 절을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깜보에요.”
“아, 네가 요단 강을 건너갔다가 돌아온 기적의 주인공이로구나.”
마싼다가 다시 그에게 말했다.
“우선 이 아이의 팔이 어떤 상태인지 좀 봐 주세요.”
“그러지.”
병원장이 인터폰을 들었다.
“방과장을 내 방으로 좀 불러 줘요.”
병원장 말고 이 병원에 방 씨가 또 있는 모양이었다. 그제서야 깜보는 병원의 이름이 왜 ‘형제 병원’인가를 알아채며 마싼다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의 의미를 알아챈 마싼다가 고개를 끄떡였다. 잠시 후에 문이 열리더니 병원장과 꽤 닮았으나 그보다 좀 젊어 보이는 의사가 하얀 가운을 입은채로 들어섰다.
“제두야, 이 아이가 깜보야.”
병원장의 아우인 그 의사의 이름이 방제두인 모양이었다. 그의 가운에는 ‘우방뜨’라는 이름이 자수 글씨로 적혀 있었다. 방제두가 우방뜨로 된 것이었다. 마싼다는 그와도 역시 구면인 듯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깜보에게 말했다.
“깜보야, 이분은 정형외과의 우방뜨 과장이셔.”
깜보가 우방뜨 과장에게도 인사하기를 기다려 병원장이 그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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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3.20. am 09:57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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