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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소생하는 기쁨과 소망의 달 3월

 생명의 근원은 씨앗이요 그 뿌리에 있다. 죽은 것 같으나 살아 있고 가만히 있는 것 같으나 살아서 신진대사를 하고 있다. 봄에는 새둥지에서 품었던 알에서 새 생명이 나오듯 작은 생명은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오는 그 힘이 있다. 다년생 식물의 특징은 비록 공기 중에 노출된 줄기와 잎은 얼어 죽어 있으나 뿌리가 살아서 싹을 트인다. 이와 같이 역동적인 생명현상에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수분과 온기가 있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영양분이 공급되어야 한다. 특별히 일반식물은 추가적으로 빛이 있어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3월의 봄의 대지는 이와 같은 모든 조건을 갖추어 시작하는 달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하늘로부터 내리는 눈과 비는 땅을 적셔서 싹이 나게 하고 결실하게 하며 농부와 백성에게 양식을 제공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찬양한다(사 55:10). 

 굳은 땅을 뚫고 새싹이 솟아오르듯 하여 영어에서는 용수철을 뜻하는 단어와 같이 봄을 스프링(Spring)이라고 한다.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이 솟아오르듯 싹이 땅 표면을 들어 올리듯 혹은 틈을 비집고 또는 뚫고 나오는 힘은 비록 연약해 보여도 생동력이 있다. 그러므로 혹한의 땅속에서 동면하던 많은 생물이 온기를 피부로 느낄 때 밖으로 나오는 시기이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우리속담은 이미 잘린 나무이고 불을 지피는 재래식 아궁이를 뒤척이던 부지깽이 나무막대기도 3월(음력)에 청명 때는 땅에 꽂아 놓으면 싹이 난다는 것이다. 봄날 생명력은 기적 같은 신비이다. 죽은 듯 마르고 검은색 가지에서 연두색이 움이 나오고 돌 같이 굳은 땅에서 새싹이 나오는 모습은 마치 부활의 기쁨을 맞는 것과 같다. 종종 꽃샘추위와 진눈깨비 같은 눈 빙수가 내려도 새싹의 가장자리 일부만 동상을 입을 뿐 지속적으로 솟아나는 줄기와 꽃망울은 늦추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만 잠깐 주춤거릴 뿐이다. 봄에 주는 하나님의 말씀은 기쁨과 희망이다. “땅이여 두려워 말고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야훼께서 큰 일을 행하셨음이로다 들짐승들아 두려워 말지어다 들의 풀이 싹이 나며 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가 다 힘을 내는도다 시온의 자녀들아 너희는 너희 하나님 야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그가 너희를 위하여 비를 내리시되 이른 비를 너희에게 적당하게 주시리니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전과 같을 것이라”(욜 2:21∼23)

 식물도 성장에서 우선순위와 차례가 있다. 봄에는 그 식물이 갖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우선적으로 새싹을 트이는 일에 총력을 집중한다. 나무는 다년간 비축한 뿌리의 영양분과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싹을 내는 일에 우선한다. 씨앗도 일단은 땅에서 수분과 온도가 적당해지면 움을 내기 시작한다. 움의 우선은 새싹이요 다음은 줄기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일은 처음 나오는 싹의 잎을 보면 그 식물의 건강상태와 생장할 동력을 가늠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싹이 노랗다’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 말이 있다. 부정과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시작의 상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새싹을 보고도 이미 그 식물의 미래 성장능력을 경험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는 지혜이다. 다시 설명한다면 처음 시작하는 새순은 씨앗이나 구근의 성장 동력과 에너지를 초기에 알 수 있다. 나중에 잘 성장해서 열매 맺는 일을 할 수 있는 지 예측이 가능하다. 성경에서 결과적으로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알고 심지어 좋고 나쁜 나무인지를 말씀하신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마 7:18) 이는 과일나무 상태를 보고 열매의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비슷한 예로 “나무도 좋고 열매도 좋다 하든지 나무도 좋지 않고 열매도 좋지 않다 하든지 하라 그 열매로 나무를 아느니라”(마 12:33) 성경은 시작보다는 결과인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알 수 있는데 좋은 열매를 맺는 나무는 좋은 나무이며 나쁜 열매를 맺는 나무는 나쁜 나무로 결국 열매로 그 나무를 후향적으로 바라보고 알 수 있음을 말한다. 여하튼 봄에 시작하여 추수하는 때까지 새 움. 새싹, 잎, 줄기, 꽃, 열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의 환경에서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나뭇가지는 좋은 나무에 붙어 있어야 그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다(요 15:5).

윤철종 목사(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 2016.03.13. am 10:2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