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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별미 ‘꼬막’

 겨울철 갯벌에서 나오는 조개 중에는 꼬막이 있다. 그러나 꼬막도 몇 종류가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잘 구분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표면에 털이 없고 맛있는 참꼬막과 이보다 품질과 맛이 좀 떨어지지만 껍데기 표면에 골의 폭이 좁고 미세한 검은 털이 나 있는 새꼬막이 있다. 꼬막 종류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아무래도 피조개이다. 속살은 엷은 주황색이 짙어 핏빛이 비칠 때 피조개라고 부른다. 피조개라 이름 붙은 것은 다른 꼬막 종류에 비해 크고 선명한 핏빛이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다. 대부분의 조개류는 체내에 특이한 혈액이 있는데 일부 작은 동물 종류가 선택하는 혈색소인 구리와 결합하여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시아닌 체계를 구성한다. 그러나 꼬막 종류는 구리보다도 훨씬 탁월한 산소결합 및 운반 능력을 갖춘 철을 이용한 헤모글로빈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선명한 핏빛을 보이는 꼬막 종류가 좋게 평가되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껍데기 표면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약간의 나선모양으로 융기선이 가지런하게 홈이 파인 방사륵(放射肋, radial rib)을 이루고 있다. 이런 방사륵은 마치 짙은 잿빛 기왓골을 연상하듯 고랑이 파여 있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며 얇아지고 끝 부분에서 닿은 부위는 마치 입이 지퍼처럼 단단히 맞물려 있다. 서식처는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수심 10m 정도의 해안 갯벌에 산다. 우리나라 꼬막은 서해안과 남해안이 서식처이다.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해안에서 채취되는 벌교산 꼬막이 유명하다. 이곳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 안쪽에 위치한 여자만(汝自灣) 갯벌은 천연 그대로 갯벌이 잘 보존된 곳으로 꼬막 등이 서식하기 좋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갯벌은 다양한 유기물과 각종 무기염류가 풍성한 곳으로 수많은 바다생물이 살아가는 천혜의 보물창고이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꼬막은 온 몸에 개흙이 덮여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질퍽한 갯벌에 빠져 사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그 몸에는 필수 아미노산과 베타인,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다. 간을 보호하고 피로회복에 좋으며 철분과 각종 비타민과 무기염류가 풍성하여 성장기의 청소년과 성인 빈혈예방에 도움이 되는 겨울철 건강식품으로 알려졌다.

 벌교 바닷가의 지역사회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난히 맛있고 영양분이 풍부한 꼬막이 채취되는 때는 태풍이 2∼3차례 불어 닥쳐서 폭풍우와 거친 파도가 갯벌을 뒤집어 놓은 그해 겨울이란다. 갯벌이 그대로 안정적으로 오래되면 오히려 생태계가 피폐해지는 특성이 있다. 건강한 생태계를 재구성하기 위해서 외부에서 강하게 불어 닥치는 폭풍우가 갯벌을 몇 번 뒤집어 놓는 격동의 때가 필요하단다. 이는 자연 생태계의 섭리이며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깨달음이다. 우리도 지금 당하는 극심한 고난이 어렵고 힘들지만 좀 나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지 위한 과정이다. 시편에서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시 119:71) 했던 신앙고백은 성도가 인생에서 보다 성숙한 영적 성장을 위한 길이다.  

 대부분의 조개류가 그러하듯 꼬막도 그 신선함이 유지되는 겨울이 한철이다. 여름에는 산란을 하는 일부 조개류에서 독소가 있을 때가 있다. 또한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비브리오 세균증식으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겨울철 식탁에 오르는 굴, 홍합 등과 함께 꼬막을 먹어보자. 그리고 제철 맛을 보기 위해 수고하는 보이지 않는 무명의 사람들의 수고를 기억하자. 그리고 감사하자. 겨울 바닷가에 살까지 파고드는 찬바람과 살얼음 낀 갯벌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개인마다 널배에 몸을 의지하여 넓은 갯벌을 훑으며 꼬막을 채취하는 현장이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현장은 사계절 언제나 마치 수렁 같고 진흙의 늪 같아서 작업하기 매우 어려운 곳이다. 갯벌은 서 있으면 곳에 따라서 꼬막을 채취하는 아낙네 허리까지도 빠져드는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허리를 굽히고 한쪽 다리는 널배에 올려놓고 다른 발로는 체중 실은 널배를 밀어 조금씩 이동하면서 젖은 손과 몸으로 꼬막을 채취하는 것은 무척이나 고된 일이다.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 2016.02.14. am 10:54 (입력)
이미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