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의 미술 시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싶은 동물을 자유롭게 그리라고 했다. 여유롭게 책상 사이를 돌며 지도하던 선생님은 유난히 몰입해서 그리는 한 아이를 발견했다. 아이의 스케치북에는 하얀 도화지가 온통 까만색 크레파스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아이는 계속해서 이 그림 같지도 않은 까만 종이를 계속 만들어 냈다. 아이는 수십 장을 쉬지 않고 그려 댔다. 이쯤 되자 선생님도 아이의 크레파스를 빼앗지 않을 수 없었다. 선생님은 아이의 부모님을 만나고 의사들을 찾아가 상담했다. 그리고 아이는 정신병원에 보내졌다. 정신병원에서도 아이는 계속해서 새까만 그림을 그렸다. 지켜보는 어른들의 걱정은 깊어만 갔다. 

 그런데 우연히 아이의 책상 서랍에서 퍼즐 한 조각이 발견되었다. 불현듯 무언가를 깨달은 어른들은 아이의 그림들을 잇대어 맞춰 보았다. 놀랍게도 그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내 다 같이 달려들어 아이의 그림을 체육관 바닥에 한가득 펼쳐 놓고 그림 조각을 맞춰 나가기 시작했다. 검은색 도화지가 제자리를 찾아 거대한 퍼즐이 완성되자 어른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이가 그린 그림은 새까맣고 거대한 고래였다. 검은색으로 가득 칠해진 그림은 그냥 먹지가 아니라 고래의 등이고 꼬리였다. 아이는 도화지 한 장에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거대한 고래를 그렸던 것이다.

 이것은 내가 오래전 유튜브에서 본 공익 광고의 내용이다. 나는 이 이야기에 매료되어 만나는 사람마다 보여 주고 들려주곤 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당신은 지금 인생의 가장 어둡고 새까만 부분을 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리는 어두운 시간들이 큰 그림의 일부라는 믿음을 가지고 인내한다면 마침내 당신만의 커다란 고래를 완성해 낼 것입니다”     

 ‘빅 픽처’는 어떤 복잡한 문제나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직역하면 ‘전체상’ 정도가 될 것이다. 인생의 큰 그림, 사실 지금 당장은 너무 커서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전체 그림을 본 적 없이 부분 그림만 봐 온 사람들은 빅 픽처를 그리는 당신을 비난하거나 질타할 수도 있다. 앞의 이야기에서처럼 아이가 왜 도화지를 까맣게 칠하는지 알지 못했던 어른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거대한 고래를 그리고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빅 픽처는 정해지는 순간부터 늘 바라보는 것이 되어야 이루어 갈 수 있음을 더 절실하게 깨닫는다. 
 크리스천의 빅 픽처는 어떻게 그려야 하겠는가? 해답은 ‘무엇을 바라보는가’에서부터 나온다. 고래를 그리던 아이는 며칠째 아니 어쩌면 몇 달째 커다란 혹등고래의 모습을 바라보고 그 크고 웅장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기간 바라보던 바로 그 고래를 손끝으로 마구 그려냈을 것이다. 무릇 크리스천은 옳은 것을 바라보며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야 삶의 방향을 잃지 않고 로마서에서 말한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삶을 살 수 있다.

 새해에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크리스천의 빅 픽처는 단연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를 바라보면서 그리는 우리의 작은 그림들이 때로 세상이 보기에는 무의미한 ‘검은 흑칠’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큰 그림’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맞춰져 있는 이상 보잘 것 없어보였던 작은 그림들이 결국은 큰 고래의 등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였던 데이비드 머클렐런드(David McClelland)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어울리는 사람들을 준거 집단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우리 인생의 성패를 95퍼센트나 결정한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은 “지혜로운 사람과 함께 다니면 지혜를 얻지만 미련한 사람과 사귀면 해를 입는다”고 했다. 찰스 존스의 명언도 있다. “누구와 어울리고 무엇을 읽느냐 이 두 가지가 바뀌지 않으면 5년 후의 모습도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크리스천은 누구와 어울려야 하는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새해 그리스도를 품고 그리스도의 뜻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삶을 살길 권면한다. 그리고 그 큰 그림을 그리는 매일의 삶에서 습관적으로 함께 하는 준거집단으로 주님과 임마누엘로 동행하면 마침내의 축복을 이룰 것이다. 당신의 삶에 야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그리는 새해를 소망해 본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