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에서 지낼 때, 가족이 함께 산타 모니카 항구에 바람을 쐬러 간 적이 있다. 거기에는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암벽등반 기구가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더니  아들이 하고 싶다고 졸랐다. 한번 시도하는 데는 5달러인데 세 번 하는 것은 7달러였다. 그래서 7달러를 주고 세 번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 번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데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내가 열을 받았다. 아들을 불러다가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너, 이번에 한 번 더 시도해서 성공하면 장난감 사줄께” 이민목회에 바빠서 아직 둘째를 낳지 못했다. 그래서 아들에게 있어서 장난감은 각별한 것이었다. 장난감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친구이자 동생이었던 것이다. 그러자 아들의 눈동자가 초롱초롱해지면서 “나 자신있어. 다시 한 번 해볼께”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암벽 등반을 시도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깜짝 놀랐다. 아주 순식간에, 마치 다람쥐처럼 정상까지 쉽게 올라가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같은 장소에, 똑같은 장비를 사용하고 똑같은 암벽이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아들의 마음가짐이었다. 정상까지 올라가야 할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생겼다는 것이다. ‘내가 정상까지 올라가면 장난감을 얻을 수 있다’는 그 마음가짐이 정상을 정복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렇다. 분명한 목적의식은 동기를 유발한다. 사람의 마음을 더 적극적으로, 더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다.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이다.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이고,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는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실 때에도 분명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만드셨다. 시편 19편 1절에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라고 선언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영광 받기 위하여 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막 1:38)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뭇 영혼을 전도하고 구원하기 위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이 땅에 오셨다. 그래서 공생애 동안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면서 전도하시고, 결국 자신의 몸을 십자가 위에서 대속 제물로 내어주셨다. 사도 바울도 부름의 상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일생을 바쳐 복음을 증거하였고, 소 아시아와 유럽에 수 많은 주님의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복음이 흘러흘러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전파되었다. 눈을 감고 쏜 수 백발의 화살보다도 타깃을 향해 쏜 단 한발의 화살이 더 능력이 있다. 목적 없는 열심보다 목적 있는 삶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금년 한 해를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그 의미를 깨닫고 새 해를 시작하시기 바란다. 향방 없이 달음질하기 보다는 나아갈 곳을 바로 보고 나아가길 바란다. 그럴 때 내일은 오늘 보다 더 나은 하루, 금년은 작년보다 더 복된 한 해가 될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