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날씨가 이상합니다. 초봄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온화한 날씨가 나타나는가 하면, 때 아닌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기도 합니다. 지역에 따라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영상 10도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날씨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12월 전국 45개 지점의 평균 기온은 영상 3.5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예년 보다 2도나 높은 수치입니다. 1973년 기상 관측을 전국적으로 시작한 이후 가장 높습니다.
난동(暖冬), 이른바 따뜻한 겨울은 엘니뇨 탓입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바닷물 온도가 평소보다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이번 겨울의 경우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는 반면, 차가운 공기를 품은 북쪽 대륙의 고기압은 세력이 약한 탓에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진 것입니다.
엘니뇨가 대규모로 발생하면 지역에 따라 폭우와 가뭄, 이상 저온과 이상 고온 등 온갖 기상 이변이 발생합니다. 미국의 경우, 이번 겨울 들어 심각한 기상 이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동북부에서는 영상 20도가 넘는 초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낸 반면, 남동부에는 폭설과 토네이도가 강타했습니다. 서부의 캘리포니아 남쪽에는 이른바 엘니뇨 폭풍우가 강타했습니다. 영국 등 유럽과 남미에서도 폭우와 홍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통상 엘니뇨의 영향을 직접 강하게 받는 지역은 아닙니다. 그러나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도 영향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2월 시작된 이번 엘니뇨는 ‘슈퍼 엘니뇨’라고 불립니다. 막대한 피해를 입힌 1997∼1998년 엘니뇨와 비교해 규모와 양상이 비슷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지난해 평균 기온은 12.9도로 예년보다 0.9도 높았습니다.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미국 기상청은 이번 엘니뇨가 여름 쯤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통상 엘니뇨가 겨울에 절정을 맞는 만큼 앞으로 기상 이변은 더욱 잦아질 수 있습니다. 자연의 오묘한 변화를 인간이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잘 대비해야겠습니다.
나신하 기자(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