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아니하였으면”
“이에 그들이 맹인이었던 사람을 두 번째 불러 이르되 너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우리는 이 사람이 죄인인 줄 아노라 대답하되 그가 죄인인지 내가 알지 못하나 한 가지 아는 것은 내가 맹인으로 있다가 지금 보는 그것이니이다…(중략)…이 사람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아니하였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리이다 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네가 온전히 죄 가운데서 나서 우리를 가르치느냐 하고 이에 쫓아내어 보내니라”(요 9:24∼34)
맹인 되었던 자의 부모에게 유리한 대답을 얻지 못하자 바리새인들은 어쩔 수 없이 맹인 되었던 자를 다시 불러 “너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우리는 이 사람이 죄인인 줄 아노라”고 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이미 예수님이 죄인이라는 강한 선입관을 가지고 있어서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맹인이었던 사람이 눈을 뜬 기적에는 무엇인가 속임수가 있다고 보고, 숨겨진 사실을 말하라고 강조한 것입니다.
맹인 되었던 사람은 자신을 심문하는 바리새인들이 듣고자 하는 대답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바리새인들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고, 자신의 체험을 근거로 담대하게 고백하였습니다(25절). 그가 바리새인들의 의도에 출교의 압박에도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예수님을 옹호한 발언을 한 것은 그가 체험한 예수님의 권능이 그 만큼 확실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맹인 되었던 자가 보여 주듯이 기독교 신앙은 체험으로 하나님을 알고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은 정통적인 신앙인들로 흠잡을 데 없이 철저하게 율법을 준수한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순이요 거짓이었습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그들이 모세의 제자였다면 모세가 예언한 메시아 예수님을 믿었을 것이며(신 18:15), 모세가 받은 율법과 계명들이 예수님과 관계있는 것이요, 예수님의 예표라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결국 그들의 자랑은 율법의 참뜻도 모른 채 외식하는 전형적인 종교인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맹인이었던 사람은 바리새인들과 논쟁을 하면 할수록 예수님에 대해 더욱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된 것입니다. 맹인된 자는 ‘하나님께서는 죄인의 기도를 들으시지 않고 경건한 의인의 기도를 들어주신다. 예수님께서 내눈을 고치셨으니 이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기도를 들으셨다는 증거이고,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죄인일리 없다’고 스스로 고백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맹인의 말에 할 말을 잃었고, 자존심은 더욱 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맹인 되었던 자를 쫒아내 버렸습니다. 이는 곧 출교를 의미하는 것이었고, 그를 백성들과 격리시키므로 예수님에 대한 증언이 사람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영적으로, 지적으로 교만하여 예수님의 표적을 보고, 맹인 되었던 자의 증언을 듣고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바리새인들을 보며 “그들은 맹인이 되어 맹인을 인도하는 자로다 만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마 15:14)고 하셨습니다. 지금도 이런 일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그를 따르게 하는 것은 영혼을 죽음으로 이끄는 살인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영적으로 깨어 있어 밝은 영안으로 말씀을 보고 깨달아 말씀 위에 확고하게 서 있어야 하며, 사람들을 통하여 주시는 주님의 교훈을 잘 분별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강해’(서울말씀사)에서 요약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