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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말

 어느 새 2015년의 끝자락에 섰습니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면 1년을 정리하는 뉴스 이벤트들이 벌어집니다. 10대 뉴스 선정, ‘올해의 인물 (Person of the Year)’ 발표 등이 널리 알려진 사례입니다. ‘올해를 대표하는 말’ 역시 그 가운데 하나라 하겠습니다.

 지난 20일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세상이 어지럽고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가 뽑혔다고 발표했습니다. ‘메르스 사태에서 나타난 정부의 무능’,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따른 국력낭비’ 등이 선정 배경으로서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한 언론인은 올해 한국의 사회상을 상징하는 말로 ‘-포’ ‘헬-’을 꼽기도 했습니다(송평인, <동아일보>, 12월 17일). ‘-포’란 연애 결혼 출산의 ‘3포’를 넘어 인간관계 주택 꿈 희망까지 포기하는 ‘7포’에까지 이르고 있는 청년세대의 슬픈 현실을 대변하고 있는 말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우리나라를 희망 없는 땅이라고 폄하하는 ‘헬(hell)조선’식의 극단적 단어까지 나왔습니다.

 되돌아보면 지난 한 해도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습니다. 메르스 확산, 긴박한 남북대치와 안보위기,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대규모 정리해고, 청년실업 등 숨 가쁜 곱이곱이를 힘겹게 넘어 왔습니다. 국제적으로는 파리 연쇄 테러, 네팔 지진, 유럽 난민 위기, 미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등 충격적인 사건들이 줄지어 발생했습니다.

 말은 한 사람의 인격을 반영합니다. 아울러 시대상을 담고 있습니다. 삭막하고 거친 세파를 헤쳐 온 결과 금년의 상징어 또한 자조와 냉소, 좌절과 실망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말에는 창조력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은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1)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일어서야 합니다. 어둠의 굴레를 끊고 감사와 배려의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새해는 새출발의 좋은 계기입니다. 서로를 격려하며 희망을 향해 전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6년 연말에는 밝고 긍정적인 단어가 ‘올해의 말’로 선정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성동 장로(한세대 교수, 전 국회의원)

 

기사입력 : 2015.12.27. am 10:4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