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D의 다마스가 바고로 들어설 때 힝따곤과 쉐모도의 금빛 파야가 새벽 놀을 받아 번쩍거리며 바고 왕국이 황금의 나라였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몬 족이 정말 솔로몬의 명령을 받아 황금을 구하러 온 사람들이었다면, 하나님의 선택된 민족임을 자랑했던 그들이 왜 하나님을 버렸을까요?”
 쪼야웅이 고개를 저었다.
 “고다마 싯다르타의 가르침은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이었어.”
 “종교가 아니라구요?”
 “그의 무신론은 하나님이 없다고 부인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리를 비워 둔 것이었지. 그의 사색과 깨달음을 종교로 만든 인물은 아쇼카 왕이었어. 그는 마우리아 왕국의 권력과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중생 교화를 내세우며 포교를 우선으로 하는  마하야나 종교를 만들어낸 거야.”
 “솔로몬의 전도서와는 좀 다르군요.”
 “전도서는 솔로몬의 참회록일 뿐만 아니라 인생과 우주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었지. 모든 것이 헛되다고 하는 전도서의 깨달음에서 싯다르타의 새로운 꿈이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가 가르친 있는 윤회설도 내가 보기에는 전도서에서 암시를 받았을 것 같아.”
 깜보가 다시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네?”
 그는 전도서의 다음 대목을 들려 주었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고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아… 그렇군요!”
 “이건 힌두교의 터무니 없는 환생설과 전혀 다른 심오한 진리였지. 솔로몬이 그의 긴 방황을 끝내고 전도서에 써 놓은 것은 인간이 에덴 동산을 떠난 후로 그 조상들의 죄를 반복해서 범하고 있다는 참회의 고백이었거든.” 
 “자신이 메시야가 아님을 밝혀 놓았군요.”
 쪼야웅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의 깨달음에 공감한 고다마 싯다르타도 역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님의 자리를 비워 두었던 거야. 깨달음에 정진하면서 착하게 살고, 그 후의 일은 모두 창조자에게 맡겨 두라는 전도서의 결론을 존중했던 것이지.”
 깜보도 전도서의 그 부분을 알고 있었다.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
 쪼야웅의 이야기가 다시 버강 왕국으로 돌아갔다.
 “몬 족의 따톤 왕국에 솔로몬의 고백과 싯다르타의 성찰을 깊이 연구하던 아라한 이라는 수행자가 있었지. 따톤 왕국을 점령한 버강 왕국의 아노라타 왕은 몬 족의 높은 문화적 수준에 놀라 그 아라한을 국사로 삼았어.” 
 “현명한 선택을 했군요.”
 “아노라타 왕은 아라한의 권유에 따라 권력 지향적인 마하야나 종교와 달리 깨달음을 중요시하는 테라바다 교리를 택하게 된 거야.”
 “그것이 미얀마의 전통이 되었군요?”
 “맞았어. 훗날 몬 족이 다시 재기하여 버강 왕국을 흡수하고 바고 왕국을 세웠을 때에도 역시 아라한의 테라바다 교리가 계승되었지.” 
 그 때 깜보가 손가락으로 왼쪽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깐보자따디 궁전이에요!”
 그는 일곱 살이 될 때까지 그 황금빛 궁전 앞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