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부흥 운동이 웨슬리의 신학으로 발전했던 것처럼, 오순절 운동도 신학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영적인 부흥 운동(Spiritual Revival Movement)에서 신학화로 바뀌어 가면서 새로운 신학적 관심과 논쟁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초창기 오순절 신학의 최대의 관심은 ‘방언’에 관한 이해였다면 점차 사회, 정치, 문화, 인권 등의 문제에 대한 오순절적 접근으로 신학적 관심이 바뀌고 있다. 지난 호에서 오순절 신학의 특징을 1)성령론의 재발견, 2)체험적이고 실천적인 신학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지난번에 이어 오순절 신학의 특징을 3)신학의 다양성 4)에큐메니컬한 신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3)신학의 다양성
 기독교 신학은 서양의 철학과 학문적 토대 위에서 발전해 왔다. 그 동안 기독교의 신학과 신앙은 서양의 신학과 신앙을 그대로 답습해 왔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순절 운동은 각 나라의 민족성, 종교성, 사회적 상황, 정치적 상황, 신학적 배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로 일어났고, 이런 현상은 신학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예를 들면, 번영신학(Prosperity Theology)은 미국 오순절 신학의 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오순절 운동에서는 번영신학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유럽의 오순절 운동은 신학적으로는 개혁주의 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오순절 운동과 남미의 오순절 운동을 신학적으로 비교하면, 한국의 오순절 운동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예배의 형식도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의 예배 형식과 거의 흡사하다. 하지만 남미의 오순절 운동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며 마약, 성매매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예배는 한국의 오순절 예배보다 대단히 자유로우며 예배의 많은 시간을 열정적인 찬양과 율동으로 채우고 있다.
 이러한 지구촌의 다양한 오순절 운동이 오순절 신학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신학적인 특징을 탈(脫) 서구화 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학을 포함한 서양의 학문과 동양의 학문은 큰 차이점이 있다. 서양의 학문은 분석적이고 조직적이며 체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동양의 학문은 나누기 보다는 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 오고 있다. 오순절 신학은 각 나라의 문화, 사회, 전통, 종교성을 포용하고 수용하면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신학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칼빈의 신학을 바탕으로 한 개혁주의 신학은 어느 나라에서든 똑같은 신학적 기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웨슬리 신학과 웨슬리가 태어난 영국의 웨슬리 신학은 똑 같다. 하지만 한국의 오순절 신학과 미국의 오순절 신학, 혹은 유럽의 오순절 신학, 남미의 오순절 신학은 획일화 되어 있지 않으며, 서로 다른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4)에큐메니컬한 신학
 오순절 신학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성 가운데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오순절 운동은 어떤 특정 교단의 영적인 운동이 아니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고, 개신교뿐만 아니라 가톨릭까지도 오순절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예정론과 예지론의 구분으로 교단이 나뉘고 신학적인 노선이 갈라지는 현상은 오순절 신학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오순절 신학 안에서 예정론을 지지하는 목회자들과 예지론을 지지하는 목회자들이 한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고 진보적인 신학과 보수적인 신학이 공존하고 있다. 오순절 신학이 에큐메니컬한 특성을 가질 수 있게 된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오순절 신학이 어떤 특정한 신학자의 신학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순절 신학은 사도행전에 나타난 성령의 임재와 사역, 성령의 은사와 능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성령의 이해를 바탕으로 기독론, 신론, 종말론, 교회론 등을 접근하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성령 안에서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상윤 목사(국제신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