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마음의 온도 영하 14도?’ 몸의 온도를 높여라

 체감 온도 영하 14도. 한국인의 최근 마음의 온도다. 한 대학 전문학과의 연구 발표다. 한국인 10명 중 8명은 계절적 추위보다 심리적 추위를 더욱 체감하고 있다는 통계다. 성별로 보면 고등학생, 대학생, 여성 그룹이 각각 영하 18.1도로 가장 낮았으며 40대 여성 직장인 그룹이 영하 6.2도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의 온도가 가장 낮은 그룹은 어떤 세대일까? 취업준비생인 대학 4학년 그룹이 영하 24.2도로 나타났다. 취업한파가 심리적 한파로 이어진 것이다. 요즘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가뭄이 큰 문제인데, 심리 가뭄이 더 큰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리 한파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국가경쟁력이나 국내 경제 환경, 공동체의 구조적인 문제점이나 개인의 상대적 소외감 등이 그것이다. 얼마 전 경제협력기구(OEC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따뜻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심리적 차원이나 복지혜택 차원에서 파악되는 ‘사회연계지수’가 다른 회원국에 비해 가장 낮았다. 울타리 없이 기습한파에 당하고 있는 일시적 현상인가? 아니면 지속적으로 이어질 한랭전선의 광역화일까?

 사회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포기세대니, 수저론이니, 헬조선이니 하는 말들이 다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체감 온도가 상승하려면 외부적인 변화와 내부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외부적이라 함은 구조적인 문제이며 내부적이라 함은 심리적인 문제, 성찰과 의지의 문제일 것이다. 최근 공동체 한파를 더욱 체감하는 보도가 있었다. 도박 중독으로 인한 개인, 사회적 지출비용이 25조원이 넘는다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자료다. 신성한 노동으로 하루를 보람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한파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이 건강하려면 몸의 온도를 높여야 한다. 일본의 이시하라 유미 박사는 그의 저서 ‘체온 1도 올리면 면역력 5배 높아진다’에서 체온 면역요법을 주장,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체온이 상승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산소 및 영양공급이 활발해져 건강에 큰 유익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크게 약화되어 폐질환은 물론, 암발생률도 높아지고 뇌경색과 심근경색 등 혈전증에 의한 질환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심지어 우울증이나 신경질환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그리고 그 비결로 꾸준한 운동을 권하고 있다.

 따뜻한 세상, 따뜻한 마음이 되기 위해서는 운동요법이 있어야 한다. 앞서 밝힌 우리나라 연구팀은 마음의 온도 상승 운동 방법으로 배려(27%), 존중(13%), 나눔(11%), 이해(11%), 사랑(9%), 감사(6%) 등의 확산을 꼽고 있다. 요약하면 두 가지다. 내 삶이 가치있다고 느낄 때,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이 있다고 느낄 때 따뜻해지는 것이다. 세상 체감의 중심에는 물질과 환경이 있지만, 돈이 전부가 아니다. 얼마 전 부의 상징인 타워팰리스에서 생명을 포기한 부부의 경우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어령 박사는 자본주의를 넘어 ‘생명자본’을 언급한다.

 오늘은 입동이다. 황량하고 차가운 바람이 이는 빈 들녘 같은 세상, 따뜻하게 살자. 시인 폴레리는 노래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라고. 사랑받고 사랑 베풀자. 베드로 사도는 핍박받고 흩어져 한파를 체감하는 초대 교회 성도들에게 편지했다. “너희가 진리를 순종함으로 너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거짓 없이 형제를 사랑하기에 이르렀으니 마음으로 뜨겁게 서로 사랑하라”(벧전 1:22). 몸의 온도도 높이고, 영적 체감 온도도 높이자. 영적 체감 온도 상승은 믿음, 소망, 사랑에 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할 때 따뜻해진다. 그야말로 성령 충만하여 영성을 강화하자. 없다고 말하지 말자. 없는 것뿐인 빈 들녘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났다. 감동을 받으면 따뜻해진다. 은혜만큼 큰 감동이 어디 있겠는가.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가 없다(롬 11:29). 이것을 깨닫는 것이 은혜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뜨거운 마음으로 전한다.

 “무명한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 6:9∼10).

<신앙계 주간·여의도순복음광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