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돌려요

우리 교회 대학청년국 어학실에는 현재 10명의 강사와 14개의 강좌가 있다.  매주일 제2교육관 7층에서는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월요일에는 영어특강이, 토요일에는 중국어 특강이 있다. 봉사자들로만 이뤄진 강사진에도 불구하고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매주 강의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주님 안에서 외국어를 가르치는 사명을 감당하는 강사들의 순수한 열정 덕분이었다. 특히 오랜 시간 어학실에서 봉사하는 3인방의 모습은 귀감이 되고 있다.

“배움에는 나이가 상관없어요”
▶ 노용대 안수집사(중국어) 

 86세로 강사들 중 가장 고령인 노용대 안수집사는 중국어를 가르친다. 1992년 북경대에 다녀온 후 부터 수업을 했고 다시 청도대학, 상해대학 등을 다니며 중국어를 배웠다. 중국에 머무는 시간 외 한국에 체류할 때는 계속 주일에 중국어 수업을 진행했다.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목소리는 우렁차고 유창한 발음을 자랑한다. “정년 퇴직 후 61세 때 선교에 뜻을 두고 중국에 갔어요. 당시에는 중국에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참으로 무서운 시절이었죠. 퇴직 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성경학교의 모든 과정을 다 했어요. 그때 우연히 교회에서 중국어 수업과 러시아어 수업을 들었는데 중국어가 참 재미있고 마음에 들더라고요. 중국을 휘젓겠다는 마음으로 기도를 했더니 북경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죠”

 평일에는 현역 중국어 강사로서 문화센터 등 단체와 개인에게 초빙 강의를 하고 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중국 대학에 다닐 때는 학비를 다 빚으로 해서 아내에게 미안했죠.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한국에 들어와서는 하루에 다섯군데씩 강의를 다니며 빚을 다 갚았어요”

 지금도 등산 등으로 건강 관리에 힘쓰며 건강의 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교회에서 강의하면서 좋은 일이 많았어요. 중국어를 배워서 사업이나 사역에 사용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해요. 제일 보람이 있을 때는 제자들의 HSK(중국어능력시험) 합격 소식이 들려올 때예요. 오히려 제가 많이 고맙고 감사하죠”

 매일 새벽기도를 할 때마다 학생들을 위한 기도 제목 리스트를 놓고 기도하는 노 안수집사는 무엇보다 하나님께 가장 감사한다. “제가 왜 아직 봉사하느냐고요? 교회 일이기 때문이에요. 또 전적으로 하나님이 건강을 주셨으니까 할 수 있는 거죠. 나이 많아서 배움을 망설이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나이 많은 것도 중국에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한국에서 온 할아버지가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 그곳에 계신 중국어 선생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이 나이까지 살면서 깨달은 건 독불장군은 세상에 있을 수 없다는 거예요”

“어학실 처음에 이렇게 만들어졌죠”
▶ 신현숙 집사(영어)

 학원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인 신현숙 집사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배운 것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싶어 기도하던 중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조용기 목사님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들으며 봉사에 대한 꿈이 생겼죠. 88서울올림픽 전이었는데 3일동안 금식을 한 후 성령 체험을 하니 너무나 감사해서 저도 하나님과 이웃들에게 무엇인가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특히 우리 교회에는 외국인 손님들이 예전부터 많이 오셨잖아요. 성경과 영어 사전을 앞에 놓고 기도했죠. 그래서 대학졸업자들의 모임인 코이노니아를 통해서 영어를 가르칠 기회가 생겼어요. 영어로 전도를 하자고 해서 영어 회화반을 처음 모집했는데 400∼500명 정도가 모인 거예요. 영어 성경을 가르쳐 놓으면 이들이 어디에 가서도 말씀을 전할 것 같았죠. 그러던 중 언어를 배워서 선교하는데 취지를 두고 어학실이 생기게 됐어요” 

 영어로 성경을 배우면 어렵지 않을까 두려움에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신 집사는 그렇지 않고 오히려 영어로 말씀을 읽을 때 더 쉽다고 말한다. “의외로 영어를 통해서 성경을 배울 때 성경을 더 잘 알게 되고 은혜받는다고 말씀들 하세요”

 신 집사가 오랜 세월동안 수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바로 학생들이다. “영어공부를 하러 오신 분들보다 말씀을 배우러 온 분들이 수업을 더 오래 듣게 되시는 것 같아요. 하나님 말씀을 조금만 들어 본 사람이면 영어를 전혀 몰라도 수업이 재미가 있대요. 덩달아 영어에 대한 재미도 생기고요. 저 역시도 일방적으로 수업하는게 아니고 말씀을 나누고 소통을 하니 은혜가 충만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예전에 선교사 후보자들을 1년간 가르쳤던 경험이다. 부부 등 스무명이 넘는 인원이 아침 5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해외 선교에 대해 훈련을 하였고, 신 집사는 이들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쳤다. 그때 만났던 분들이 선교사역을 훌륭히 감당하시고 세계 각처에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며 함께 감사했다. 또 CGI 대회를 통해 우리 교회 구역예배에 외국인 성도들이 함께 예배 드릴 때 신 집사의 제자들이 각자가 속한 구역예배에서 영어로 그들에게 설명을 했다는 이야기 등을 전해들으면  감동이 밀려오기도 했다.

 또 영어를 가르치면서 기도 중 번역과 통역을 하고 싶다고 소원했고 우연한 기회로 주일예배 설교통역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봉사를 하면서 발견한 것이 있어요. 언어의 생활과 믿음 생활 공통점은 끊임 없이 해야한다는 거예요. 안하면 자동으로 소멸 돼죠. 그리고 나만 혼자 해서는 언어도 신앙생활도 할 수 없죠”

“원어로 만나는 찬양의 은혜에 빠져보세요”
▶ 김승문 교사(영어찬양)
 영어찬양반을 이끄는 김승문 집사는 2006년 캐나다에서 귀국한 직후부터 봉사를 시작했다. “8년 정도 캐나다에서 선교사님을 도우며 함께 사역했어요. 한국인이면서도 현지인들의 찬양 워십을 이끄는 워십 리더를 했어요. 한국에 돌아온 뒤 하나님께서 저를 캐나다에서 영어 찬양을 훈련시킨 이유가 뭘까 궁금했었죠. 지금 저희가 부르는 찬양의 70∼80%가 외국곡이 원곡이에요. 원곡의 기쁨이 있는데 그걸 한국의 성도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어요. 기도하던 중 그때 중국어 강사를 하는 후배를 통해 영어 찬양반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이 있었고 반이 만들어지면서 봉사한지 어느새 8년이 지났어요”

 놀라운 것은 처음 반이 만들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수업을 듣는 열혈 제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분들이 더 대단하시죠. 저는 달란트로 하는 거잖아요. 그분들의 열정에 제가 더 힘이 나요. 어떤 분은 영어를 못 읽으세요. 한글로 다른 집사님이 독음을 써주시면 그걸 보고 따라 부르시죠. 한 분은 우울증에 빠져 있으셨는데 다른 집사님 손에 이끌려 왔다가 계속 찬양을 하다보니 우울증에서 완전히 해방되셨죠. 제가 해외출장을 갈 때 수업이 없어도 학생들끼리 모여서 찬양을 부르더라고요”

 영어찬양반에서는 악보를 전혀 주지 않는다. 김 집사는 영어에서 듣기(Listening)가 가장 우선이 돼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곡의 내용을 설명하고 자꾸 들려주고서 귀 기울여 듣게 한다. 그리고 입을 크게 벌려 발성과 발음 하도록 강조한다. 8년간 140곡을 불렀다. “영어 찬양을 사모하는 그분들을 보면서 제가 감동을 먼저 받아요. 70세 넘은 분들 중에 영어로 찬양하는 분들이 얼마나 귀해요. 처음에는 이 분들도 한곡을 배울 때 3주씩 걸렸어요. 요즘에는 새로운 찬양도 한시간 반 수업의 반도 안 걸려서 부르세요. 놀라운 발전이죠. 오히려 새로운 분들이 오시면 ‘3주 정도만 그냥 듣고 있어보세요’라고 조언도 하신다니까요”

 대학청년국 소속이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 영어찬양반이다. “영어 찬양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어요. 전혀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함께 찬양을 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2교육관 7층에 어학실이 있다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만 알고 있으면 이 은혜가 아깝거든요”

글·복순희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