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보도 아빠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페르샤에 이어 헬라의 지배를 받으면서 유대아로 불리운 유다는 알렉산더가 죽은 후 또 큰 시련을 겪었다. 헬라의 천하가 넷으로 분할되고, 이스라엘은 셀류코스 왕조가 지배했는데, BC 168년 그 왕조의 안티오쿠스 4세가 유대인 제사장들을 학살하고, 예루살렘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는 등 큰 박해를 가한 것이다.  
 “그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인도로 도피했거든.”
 “로마 시대에는요?”
 “그 때에는 로마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성전을 장악하고 있던 제사장들의 행패가 심했지. 그것을 아니꼽게 여긴 사람들이 갈릴리 지역으로 올라가서 살기도 하고, 바다를 건너 인도로 가기도 했을 꺼야.”
 “예수님의 제자 도마는 인도에 들어가서 전도했다지요?”
 쪼야웅이 고개를 끄떡였다.
 “인도에서 도마에게 처음 침례를 받은 사람이 인도 왕 군다포로스의 딸이었다는 전승도 있어. 한국에도 인도의 공주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지만.”  
 “아… 수로왕의 왕비 말씀이죠?”
 “삼국유사에는 AD 48년 바다 서남쪽에서 붉은 빛의 돛을 단 배가 붉은 기를 휘날리며 들어와 주포 나루에 정박했는데 배에서 내린 한 여인이 수로왕에게 자신은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라고 말했다는 거야.”
 “아유타국은 어디일까요?”
 “학자들은 인도의 아요디아로 보고 있어.”   
 아요디아는 갠지스강의 지류인 사라유 강변에 있는 도시이고, 그 지역에 ‘가야’라는 이름의 도시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드라비다어로 ‘가야’는 물고기였다. 아요디아에서는 문마다 물고기 문양을 그려 놓는데, 물고기는 대홍수 때 방주 밖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동물이어서 구원의 상징이었다.
 “아요디아와 유대아… 뭔가 관계가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공주의 성이 허씨였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
 “네?”
 “성경에는 모세가 르비딤에서 기도할 때 아론과 함께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던 훌이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그는 유다 지파 사람이었어. 훌은 우리를 낳고 우리는 브사렐을 낳았는데 그 브사렐이 성막 제작을 지휘한 감독자였지. 훌은 이스라엘의 기술자 집단인 레갑의 지도자였거든.”
 “허씨가 훌…”
 “영화에 나오는 유다 벤 허(Ben Hur), 그 허씨가 아닐까?”
 “그럴 듯 하네요.”
 “수로왕비는 또 자신의 이름을 황옥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관계가 있나요?”
 “성경에 나오는 황옥은 토파즈라는 보석이야. 제사장의 흉패에 붙이는 12 개의 보석 중에서 황옥은 첫 줄의 중앙, 유다 지파를 가리키는 보석이지.”
 깜보가 점점 더 재미 있어하며 또 물었다.
 “그런 것이 더 있어요?”
 “김해에 있는 수로왕능 정문에 물고기 그림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네, 배웠어요.”
 “허황옥 공주가 수로왕을 만나서 말하기를 자신의 부왕이 꿈을 꾸었는데, 상제께서 나타나 말씀하시기를 내가 수로를 보내 가락국왕으로 삼았으니 네 딸을 바다 건너로 보내 그와 짝이 되게 하라고 하시므로 찾아왔다고 했다는 거야.”
 “그런데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