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이 공감했을 것이라구요?”
 쪼야웅의 말에 좀 비약이 있는 것 같았던 것이다. 그러나 쪼야웅은 그의 생각을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유대인 신앙의 기본은 메시야를 기다리는 것이었어.”
 깜보가 그 말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구원을 얻으리라고 약속하셨고, 다윗에게 네 씨를 세워 영원한 나라를 세우게 하고 내 아들이 되게 하리라고 하셨으니까요. 그래서 마태가 쓴 복음서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 라고 시작되거든요.”
 쪼야웅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래서… 사실 솔로몬 시대의 초기에는 그가 다윗의 아들이고, 또 동서양의 많은 사람들이 사모했을 정도로 지혜가 뛰어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하나님이 보내신 메시야라고 생각했을 꺼야.”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러나 후일 그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지자 그에 실망하여 고국을 떠난 유대인들이 동방에서 태어난 고다마 싯다르타를 주목하게 되었겠지. 게다가…” 
 “또 있나요?”
 “온갖 영화를 누리다가 헛된 꿈에서 깨어난 솔로몬은 자신의 참회와 깨달음의 내용을 글로 적어서 남겼는데”
 “아, 전도서로군요?”
 쪼야웅이 다시 놀라며 깜보를 바라보았다.
 “맞았어. 그 나이에 벌써 전도서를 읽었다니 대단하구나.”
 깜보가 씨익 웃었다.
 “하지만, 좀 어렵던데요.”
 “그랬을꺼야. 그 글에는 처음부터 상당히 어려운 내용들이 나오니까.”
 깜보도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쪼야웅이 어둠 속을 응시하며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인도에 사는 유대인들도 솔로몬의 전도서를 받아 읽어 보았겠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몰랐고, 하나님을 버린 자가 도대체 무슨 뜬금 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코웃음을 쳤을 꺼야. 그런데, 바로 그것이 고다마 싯다르타가 가르친 내용의 핵심이었고, 새로운 세상에 관한 그의 꿈이 바로 거기서 시작된 거야.”
 “아…”
 “어쨌든 솔로몬에 실망하고 있던 많은 유대인들이 고다마 싯다르타의 가르침에 공감했고, 그를 따르게 되었지.”
 “인도 사람들은요?”
 쪼야웅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역설적인 사실이지만 아리안 족이 만들어 놓은 다신교가 워낙 인기를 끌고 있어서 고다마 싯다르타의 가르침은 인도 사람들의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게다가 BC 327년 헬라의 알렉산더 왕이 쳐들어 오면서 그 나라의 문란한 풍습까지 함께 들어와 인도의 성적 타락은 절정에 이르고 있었거든.”
 “유대인들이 밀리기 시작했나요?”
 “웬걸, 오히려 그들의 수는 더 많아졌어.”
 “네?”
 “안티오쿠스 4세의 박해 때문에…”
 “아, 그렇군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