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일어난 대부흥의 역사로 말미암아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웠던 평양. 북한 땅 곳곳에는 중국을 거쳐 조선 땅에 들어온 선교사들로 인해 많은 교회가 세워졌다. 하지만 이념의 갈등으로 남북이 갈라지면서 북한 교회들은 공산주의 정권에 의해 사라지고 말았다. 통일 한국을 기대하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제 통일과 더불어 북한의 복음화와 부흥, 그리고 과거 사라진 교회들의 재건을 꿈꿔야 한다. 이번 호부터 북한에서 사라진 교회들을 알아보고 북한 복음화와 교회 재건을 위해 기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교회 영적 부흥운동 모티브 제공

 장대현교회는 평양에 세워진 한국 최초 장로교회다(사진 위). 1894년 평양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무엘 마펫(마포삼열) 선교사에 의해 세워졌다. 처음에는 널다리골(판동)에 있는 기와집을 사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해 ‘널다리골교회’라 불리었다. 그리고 평양의 중심이 있는 교회라고 해서 ‘중앙교회’, 제일 먼저 시작된 교회라고 해서 ‘제일교회’라 칭해지다가 평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덕, 장대재 위에 새 예배당을 완공하고 이때부터 교회 이름을 ‘장대현교회’라고 불렀다. 

 기와를 얹어 세워진 장대현교회는 건물 모양이 ‘ㄱ’자 형태를 갖췄다. 이는 당시 한국 사회가 남녀구별이 엄격해 출입문을 달리하고 구별해 앉아 예배를 드렸기 때문이다. 이 때 여성도였던 이신행 박관선 김성신 등을 중심으로 부인 전도회가 조직됐는데, 한국 근대사에서 여자들로 구성된 기독교 조직체로는 최초의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 장대현교회는 당시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당대 최고의 큰 교회로 부흥의 시작은 길선주 목사로부터 비롯됐다. 1905년 새벽기도회를 시작으로 1907년 이 교회에서 열린 집회가 한국교회 부흥을 가져왔다. 회개와 변혁의 바람이 일어나면서 장대현교회의 부흥에 대해 세계교회가 놀라기 시작했다.

 선교사들은 “성경 사도행전에 나오는 오순절과 같은 강력한 성령의 임재와 성도들의 회개가 나타났다. 이 때를 시작으로 조선 기독교 교인의 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평양을 일컬어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칭했다.
 장대현교회는 민족운동에도 앞장섰던 교회로 알려져 있다. 3.1독립운동선언서에 서명한 16인 기독교인의 대표였던 길선주 목사와 장대현교회 지도자들은 독립운동으로 인해 옥살이를 감당해야 했다. 또 일제 강점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족 지도자 양성이 중요하다며 숭실학당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4300원(쌀값 기준으로 현재 약 1억 원)이라는 거금이 모아졌다. 숭실학당은 이 돈으로 숭실학당을 중학부와 대학부로 나눠 운영하기로 하고 고종 황제에게 윤허를 요청, 최초의 4년제 대학으로 허가를 받았다. 민족의 아픔을 통감하고 독립운동의 선두에 섰던 장대현교회 성도들의 신앙정신은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하지만 평양 장대현교회는 1948년 9월 평양에 김일성 공산정권이 세워지면서 교회가 파괴됐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김일성의 만수대 집무실이 세워졌다. 1994년 7월 김일성 사후에는 김정일이 금수산기념궁전을 건립했고, 2011년 12월 김정일 사후에는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이름이 변경되면서 공산정권의 심장부가 되었다. 장대현교회 정문이 있던 자리에는 30m 높이의 김일성 김정은 부자 동상이 세워져 있어 북한주민들이 의무적으로 숭배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한국교회 부흥의 도화선이 됐던 평양 장대현교회가 다시 세워질 그날을 기대하며 기도를 쉬지 않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세워진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에는 2007년 평양 대부흥운동 100주년을 기념해서 5분의 1규모로 장대현교회를 복원(사진 위)해 숭고한 신앙정신을 기독교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또 평양 장대현교회의 정신을 계승해 2007년 부산에 장대현교회가 세워져 탈북자 교인들이 이곳에서 신앙생활하고 있다. 평양 장대현교회가 해방에 기여했던 것처럼 남북통일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부산 장대현교회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