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보도 그 것을 성경에서 읽어 알고 있었다. 그는 정략적 제휴를 위해 애굽 왕의 딸을 왕비로 들였는데, 이후로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모압과 암몬, 에돔과 시돈과 헷의 여인들을 왕궁으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솔로몬의 후궁이 700명이고, 첩이 300명이었대. 그러나 무엇보다도 잘못한 것은 그가 여인들과 함께 들어온 이방의 신들을 용납한 것이었어.”
 성경에는 그 사실이 기록되어 있었다.
 “왕의 마음이 그의 아버지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의 하나님 야훼 앞에서 온전하지 못하였으니, 이는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을 따르고, 암몬 사람의 가증한 암몬을 따름이라.”
 함의 아들 가나안의 자손이 사람들의 성도덕을 타락시키기 위하여 만들어낸 사랑의 여신 아스다롯은 가는 곳마다 그 이름을 바꾸었다. 수메르에서는 이난나, 애굽에서는 하트호르가 되었고, 모압의 그모스나 암몬의 밀곰, 바벨론의 이쉬타르도 마찬가지였다. 또 헬라로 들어가서는 아프로디테, 로마에서는 베누스가 되었는데 역시 같은 뿌리에서 나온 사랑의 여신들이었다. 
 “역시 믿음에는 마음이 중요하군요. 다윗 왕은 실수가 많기는 했어도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을 섬기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솔로몬의 신복들 중에도 실망한 사람들이 있었겠지.”
 “그렇겠군요.”
 “솔로몬 왕이 황금을 구해오라고 인도에 보냈던 신복들 중 어떤 사람들을 황금을 싣고 돌아갔지만, 일부는 불만을 품고 그들에게서 빠져나와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을 꺼야. 특히 종들의 경우에는 더 그랬을 것이고.”
 “그렇겠네요.”
 “그런데 당시 인도는 아리안 족의 침입으로 혼란에 빠져 있었고, 솔로몬의 파견단에서 이탈한 일부 신복이나 종들은 그래도 솔로몬 식의 국가 운영 방법을 알고 있었을테니 인도에서 큰 세력을 이룰 수도 있었겠지. 또 그 후로도 여러 가지 사연 때문에 많은 유대인들이 인도로 건너갔을 꺼야.”
 깜보가 그 의미를 알아들었다.
 “앗수르와 바벨론 때문에?”
 “맞았어.”
 솔로몬이 죽은 후 이스라엘은 남과 북으로 갈라졌다. 북쪽의 이스라엘은 BC 722년 앗수르에게 멸망당했고, 남쪽의 유다는 BC 605년 바벨론의 침입으로 예루살렘이 전소하고 왕족들이 끌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나머지 유대인들은 BC 597년과 586년 두 번에 걸쳐 다시 바벨론으로 끌려갔다. BC 539년 바벨론을 정복한 페르시아가 그들의 본토 귀환을 허락했으나 여전히 페르시아의 속국이었다. 
 “주인이 바뀔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고국을 떠났고, 그들 중 대부분은 먼저 간 사람들이 큰 세력을 이루고 있는 인도로 갔겠지.”
 그 때만 해도 유대인에게 인도는 서방의 손이 미치지 않는 안전한 곳이었다. 그러나 당시 인도의 아리안 족은 민심을 얻기 위해 메소포타미아의 다신 종교를 받아들이고, 사랑의 여신 아스다롯도 락쉬미란 이름으로 끌어들였다. 세상은 16개국으로 난립하여 시끄럽고, 백성은 성적 타락으로 사악해질 때 인도 북부의 가비라 성에서 고다마 싯다르타가 태어났다. 29세에 집을 나선 그는 카스트 제도의 타파를 주장하며 새로운 꿈을 말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장을 지지했겠군요.”
 쪼야웅은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가장 공감을 느낀 사람들은 유대인들이었겠지.”
 깜보가 깜짝 놀라면서 되물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