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벨렉은 나눔, 분할의 뜻이고, 그 때부터 사람들이 갈라지고 흩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했던 것이다. 쪼야웅이 기특하다는 듯 깜보를 바라보았다.
 “그 벨렉이 태어난 해가 BC 2357 년이었거든.”
 “그러면, 미얀마의 역사는요?”
 “미얀마에서 발견되고 있는 석기 시대 유물들을 근거로 학자들 역시 약 4천년 전부터 이곳에 사람이 살았음을 추정하고 있어. 그러나 구체적으로 인종이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육로를 따라 옮겨 왔다는 버마 족과 그보다 뒤에 바다를 건너서 들어왔다는 몬 족에 관한 것이지.”
 “버마 족은 셈과 함과 야벳 중 어느 계열에 속할까요?”
 “민족의 이동에 관해 기록해 놓은 자료는 성경 밖에 없는데…”
 쪼야웅은 다시 성경의 창세기를 인용했다.
 “성경에는 대홍수가 끝난 후 셈, 함, 야벳의 자손들이 아라랏 산에서 내려와 함께 살던 곳이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라고 되어 있어. 그들이 흩어지게 된 사연이 성경에 있는데, 너도 알고 있겠지?”
 “바벨탑 사건 말씀인가요?”
 여러 종족이 수메르, 악카드, 갈라, 레센, 니느웨 등 제각기 자기들의 나라를 세우고 서로 다투며 혼란스러울 때에 그 나라들을 무력으로 통합한 영웅이 바벨론의 니므롯이었다. 그는 모든 종족을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바벨탑을 건축하기 시작했는데 그 목표는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바벨탑은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도전이었어.”
 “하늘에 닿는 탑을 쌓겠다고 해서요?”
 “인간에게 권력의 욕망이 생기면 인간의 자유가 억압당하게 될 것을 아시고, 하나님은 그들이 흩어져 살기를 바라셨지. 그러나 니므롯은 인간을 자신의 권력으로 장악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려 했던 거야.”  
 선과 악을 스스로 판단하겠다고 에덴 동산을 떠난 인간은 어차피 타락과 멸망의 길로 달려가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바벨탑 공사를 중단시키셨군요?”
 “모든 종족의 언어를 뒤섞어 놓으셨기 때문에 서로의 의사가 소통되지 않아 공사는 중단될 수 밖에 없었지.”
 “결국 사람들 사이에 소통이 막혀서 외롭게 되어버린 것은 하나님께 반역한 죄 때문에 받은 징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나 쪼야웅은 고개를 저었다.
 “징벌이 아니라 사랑이었지.”
 “네?”
 “너무 급속하게 자멸의 길로 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춰 주기 위해서 하나님은 스스로의 아픔을 감수하면서 그렇게 조치하셨던 거야.”
 “하나님의 아픔이라뇨?”
 “언어가 소통되지 않으므로 제각기 제 길을 찾아 흩어져 살게된 사람들은 하나님에 관한 기억마저 잊어버린채 자기네 생각대로 신을 만들고 자기네 방식대로 섬기며 살기 시작했으니 그것이 곧 하나님의 아픔이었지.”
 “그렇다면 어떤 신이 진짜였을까요?”
 “당연히 모두가 자기네 신이 진짜라고 주장하게 되었지.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 대한 여러 기억들 중에서 벨렉의 6대손 아브라함을 통해서 내려오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믿는 거야.”
 깜보는 갑자기 백승기 참사관을 처음 만났던 때를 생각해냈다.
 “제가 성경을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에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