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어디서나 끈기와 노력이 성공 이끌어
‘고전력 케이블 수명예측 장치’ 과학기술 우수논문상 수상
힘든 유학생활, 조용기 목사 설교 테이프로 위로 받아
한세대 엄기홍 교수는 최근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과학기술 우수논문상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국내 과학기술 관련 320여 개의 학술단체 및 학회로부터 국내 학술지 발표 논문 중 과학기술의 미래비전을 제시한 우수논문을 추천받아 분야별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발전소에서는 발전소 케이블을 발주할 때 수명 30년이라는 조건이 붙지만 대다수가 20년이면 무조건 교체를 하게 되죠. 이유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손해액이 크기 때문이고 자세히 파고들면 정확한 케이블의 수명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장치를 이용하면 케이블의 수명을 정확히 파악해 교체시기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고전력 케이블의 설계 및 운영에 있어 원가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거죠. 또한 이 장치 역시 향후 양산공급체제에 들어가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겁니다”
열심히 연구한 결과로 전력 케이블의 수명을 예측하는 장치 개발에 성공한 엄 교수지만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서는 그 열정이 배가 된다.
“학기 첫 강의부터 마지막 강의까지 단 1분도 시간을 어긴 적이 없어요. 심지어 저는 F학점을 주는 것도 망설이지 않아요. 제 강의에 대한 자부심이 있죠. 세계 우수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을 똑같이 가르치고 있어요”
전공 서적만 15개를 저술한 그는 세계 어느 유명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 강의를 위해 늘 노력한다.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것이 엄 교수의 모토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고 자신의 삶을 통해 체득한 것이기도 하다.
엄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세무 공무원으로 일하며 밤에는 대학교를 다니며 공부했다. 후에 그는 한양대 전자공학과로 편입해 졸업했고 진급이 빨라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지만 전공을 살리기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사직했다. 주변에서는 그의 결정을 만류했지만 그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1988년 빨리 유학을 마치고 오겠다는 결심에 아내와 4살 아들을 남겨두고 홀로 유학을 떠났다.
“저는 돈도 없고 머리도 좋지 않아요. 전 보통사람이에요. 그래서 미국에 가서도 마켓, 세탁소, 학원 등에서 안 해 본 일이 없었죠. 벌어서 학비와 생활비 등을 감당하면서 공부하려니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 그에게 위로가 되었던 것은 조용기 목사의 10분 설교 테이프였다. 모태신앙이었던 그는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테이프에 녹음해 새벽기도 때나 이동할 때, 쉴 때, 공부할 때 틈틈이 들었다. 조용기 목사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속해 있다.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의 앞길을 예비하신다’ 등의 말씀은 그의 유학생활에 큰 힘과 위로가 됐다. 그래서 2003년에 험난했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앙생활과 더불어 남선교회 새생명실에서 봉사를 시작해 지금은 외국인안내실에서 외국인들에게 교회와 학교를 소개하고 있다. 그가 귀국한 후 3년간 강사 일을 하면서 전국 대학과 편입학원 등에서 활동하며 대학교수직을 지원했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그에게 낙방소식만 들려오면서 다시 미국행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우리 교회 전도왕이자 누나인 이원재 집사가 마지막으로 기도원에 가서 기도로 구하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그는 오산리 기도원에서 주님께 열심히 기도하며 매달렸고 마지막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 곳이 바로 한세대학교였다.
“지난 경험때문에 학교 일이든, 교회에서의 봉사든 항상 기쁨 속에서 할 수 있어요. 저는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요. 정말 많이 해요. 왜냐하면 저는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에요.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오직 노력으로 채우는 것이죠. 학생들에게도 공부는 절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해요. 요즘 같이 힘든 때일수록 학생들이 더욱 열심히 노력해 꿈을 이루길 바라고 또 돕고 싶어요”
글·정승환 / 사진·김용두 / 편집·김성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