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든지, 마시든지 주의 영광을 위해서 하라”

 최근 먹방, 쿡방이 대세다. ‘집밥 백선생’은 친근한 아저씨의 이미지로 하루아침에 스타반열에 올랐다. 그가 던지는 멘트와 구성하는 레시피, 만드는 요리에 일반인들은 열광한다. 셰프들의 상용어는 유행어가 되었으며 인기 있는 요리 방송의 레시피는 포털 검색어 수위에 오른다. 당장 조미료 판매량도 급증했으며 식자재 판매도 덩달아 상승했다. 쿡방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요리 프로가 TV를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한국에서 먹방, 쿡방이 뜨자, 영국의 BBC 등 외신도 열풍현상을 다투어 보도했다.

 쿡방은 삶의 패턴까지 바꾸고 있다. 최근 ‘냉장고를 부탁해’ ‘삼시세끼’ 프로가 인기를 끌면서 남성들이 요리학원에 몰리고 있으며 남성의 주방용품 매출이 29%, 신선식품은 28%가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도 잇따른다. 이러다가 애완견을 위한 요리 프로까지 열풍을 일으킬까 걱정이다.

 왜 먹방, 쿡방이 뜨는 걸까. 사회현상에는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내면이 반영된다. 최근 한 사회학자는 “먹방 열풍의 핵심에는 불안이 존재한다. 우리가 불안할 때 먹는 것을 찾지 않나? 먹방 열풍은 불안한 사회가 만든 결과다”라고 진단했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지 불과 70여 년 만에, 한국전쟁을 겪은 지 불과 65여 년 만에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열에 참여하게 되었고, 급격한 전환기를 맞게 됐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하면서 그에 따른 엄청난 변화와 그에 따른 불안을 맞고 있다.

 그 뿐 아니다. 불안한 경제, 정국, 정세가 ‘맛의 탐닉’에 몰입하게 한다. 보상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매운 음식이 관심을 끄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런가하면 ‘외톨이 증후군’과 먹방 문화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BBC는 한국의 먹방 열풍을 다루면서 “혼자서 식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이 발달된 정보기술을 이용, 누군가 같이 밥을 먹는 가상현실이 바로 ‘먹방’이다”라고 진단했다. 일본에서도 ‘화장실 도시락’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 식사하는 시대의 우울한 현상을 상징적으로 이끌어낸 말이다.

 뿐만 아니라, 쿡방을 통해 남자들이 야외에서 방송에서 요리하는 모습, 그야말로 ‘섬기는 가장’의 변모가 그 동안 근엄한 자세로 차려준 밥상에서 군림하던 가부장적인 모습과 대비되면서 여성 시청자들에게 큰 환호를 받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어쨌든 먹방 열풍, 쿡방 열풍은 웰빙시대, 힐링시대의 산물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음식 문화는 ‘즐기는 차원’이 아닌, ‘절박한 생존의 차원’이다. 오죽하면 아침 인사도 “굿 모닝”이 아닌, “식사하셨습니까?”일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은 우리의 절박한 정서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의식주(衣食住)는 인생의 근간이다. 그 중에서도 음식은 생존의 필수다. 인류의 타락의 기원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에서 비롯됐다. 처음 사람, 아담과 하와의 탐식이 원죄의 근원이 된 것이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타락하고 저주받은 배경에도 ‘애굽의 가마 곁에서 먹던 고기와 떡’이 있었다(출 16:3). 그러나 메시아의 구원에도 ‘음식’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 마지막 아담이신 예수님께서 스스로 ‘생명의 떡’(요 6:35)이 되심으로서 원죄의 저주를 종식하셨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곳도 ‘떡집’이란 뜻의 베들레헴이다. 예수님께서 최초 이적을 행하신 곳도 음식이 있었던 가나의 혼인잔치였으며(요 2:11). 공생애 최후에도 떡과 포도주의 만찬이 있었다(마 26:26). 부활하신 후에도 제자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셨다(요 21:12). 이스라엘 민족에게 음식은 친교의 결속이었다(창 31:54, 삼하 9:7).
 예수님께서는 현세와 영원한 삶에서의 떡에 관심을 두고 계신다. 기도를 가르치실 때 ‘일용할 양식’을 언급하셨다(마 6:11). 그것은 오병이어의 기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예수님께서는 벳새다, 그 빈 들녘에서 배고픈 사람들의 양식을 걱정하시고 물고기와 떡을 그들의 원대로 주셨다(요 6:11). 그리고 나서 ‘생명의 떡’을 언급하셨다(요 6:32∼35). 예수님의 관심의 절정은 마태복음 15장 32절에 잘 나타난다.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그들이 나와 함께 있는 지 이미 사흘이매 먹을 것이 없도다 길에서 기진할까 하여 굶겨 보내지 못하겠노라” 필자가 크게 은혜 받은 말씀이 바로 ‘길에서 기진할까 하여 굶겨 보내지 못하겠노라’하는 ‘메시아의 결연한 의지’였다.

 우리는 먹방, 쿡방 시대에서 그냥 열광할 것이 아니라 구원과 영혼의 양식을 생각해야 한다. 주님께서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 4:4)고 하셨다. 더불어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은혜, 먹을 수 있음에 진정 감사해야 한다.

 저 아프리카에서 기아로 허덕이는 굶주린 영혼들, 우리나라의 결식아동들, 일용할 양식을 얻지 못해 절망하는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을 먹을까 보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해야 한다(마 6:31∼33). 사도바울은 음식 문화에 갈등하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이렇게 권면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신앙계 주간·여의도순복음광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