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간 지역은 해마다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한 방울의 물이 아쉬운 상황인데, 그나마 있는 저수지의 물을 모두 빼내야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최근 강원도 횡성군의 한 저수지에서 아열대 기후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발견됐습니다. 아마존 등에 서식하는 육식성 물고기 ‘레드파쿠’ 1마리, ‘피라니아’ 3마리였습니다. 특히 피라니아는 덩치 큰 동물은 물론 사람한테도 닥치는 대로 덤빌 정도로 공격성이 강합니다. 장마를 앞둔 상황이라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우선 저수지의 물길을 막은 뒤, 저수지의 물 3000톤을 모두 빼냈습니다. 바닥을 샅샅이 조사했지만 육식성 외래 어종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멀리 남미의 아마존 강에서 살아야 할 아열대 육식 물고기가 도대체 어떻게 한반도의 저수지까지 찾아왔을까요? 일단 누군가 관상용으로 키우다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저수지에 몰래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간 낭비, 돈 낭비, 인력 낭비, 결정적으로 소중한 물을 낭비하게 만든 주범입니다.
‘피라니아’란 말은 원주민의 말로 ‘이빨이 있는 물고기’라는 뜻입니다. 몸길이는 30㎝ 정도인데 아래턱이 발달했고, 삼각형의 예리한 이빨이 특징입니다. 하천을 건너는 소나 양 등을 무리 지어 공격해 순식간에 먹어치우기도 합니다. 환경당국은 폴리네시아쥐와 작은입 배스 등 24종을 ‘위해 우려종’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피라니아 등은 여기에서 빠져 있습니다. 법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해서 기를 수 있습니다. 환경당국은 피라니아 등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위해 우려종’으로 지정되면 환경부 장관의 승인 없이 수입하거나 반입할 수 없게 됩니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외래 생물을 자연에 방사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한 종류의 외래 생물이 퍼질 때마다 생태계는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자연 속 생명들은 원래 있던 그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섣부른 욕심으로 그릇된 판단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나신하 기자(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