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연계지수’ 높이며 창조질서 회복해야

 필자는 지난 회 칼럼에서 종말적 현상으로 ‘괴물출몰증후군’에 대해 언급했다. 이번엔 메르스 괴질 출몰이다. 앞으로 이런 괴이한 현상들, 세기말 증후군을 우리는 더욱 목격하게 될 것이다. 낙타가 감염매개체로 알려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치사율 40%가 넘는 악성이다. 이러다 보니 메르스 공포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공포와 두려움은 확대재생산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세계 수위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지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신적공황인 ‘패닉상태’라는 말이 실감나는 현실이다. 인파의 물결을 이루는 공공장소는 한산하다. 정부의 미숙한 초기대응, 현재 방역대처에 시민들의 불안과 불신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메르스 공포시대를 바라보는 교계의 시각은 다양하다. 하나님의 심판이며 경고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성애 공개 행사인 퀴어문화 축제가 대한민국 심장부인 시청광장에서 열리고, 정부가 추진중인 이슬람 할랄사업이 하나님의 진노를 사 메르스 괴질이 파생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메르스가 할랄사업권 체결이나 퀴어축제에 대한 심판이라고, 인과응보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극단적이고, 미숙한 신앙의 개념이라고 비판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근본주의적 신앙관으로 경직된 기독교인들이 이 사회에서 비난을 받는다고 지적한다.

 분명한 사실은 공동체가 고통에 직면하는 상황에는 ‘시대의 메시지’가 있다는 것이다. 메르스는 창조섭리에 일탈한 인간과 환경이 만들어낸 바이러스다. 질병은 사람의 몸에서 반드시 신호를 보낸다. 아프다고 말한다. 그 때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치유의 기회를 놓친다.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회적인 병리현상이나 역기능, 비극에도 시대가 보내는 메시지, 신호가 있다. 그것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 성경은 말씀하신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 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전 7:14).

 성경적으로 전염병은 비전을 잃고 하나님의 뜻을 위배했을 때 회중 사이에 발생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원망하다 그랬고(민 16:46), 다윗시대 블레셋 사람들이 언약궤를 빼앗아 갔다가 그랬다(삼상 5:12). 예레미야는 ‘어그러진 길’로 간 유다를 향해 전염병을 언급한다(렘 14:12). 이 사회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어그러진 길’로 갔을까. 또 가고 있을까. 창조질서의 일탈은 비극을 부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메르스에 노출될 취약한 신체구조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들이 감염될 경우,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영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근신하고 기도할 때가 되었으며 말씀으로 늘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메르스보다 더 큰 독성은 두려움이다. 중세 때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흑사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죽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초기대응실패, 방역체계의 혼선이 갈등과 공포를 증폭시키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영적으로 사회적으로 중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우리 삶과 믿음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할 때는 초기에 신속하게, 진행과정에서 치밀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때맞춰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악의 사회적 연계국가’라는 발표가 있었다. OECD국가 실태에서 ‘더 나은 삶의 지수’ 분석 중 나온 통계다. 사회적 연계란 어려움에 닥쳤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척, 친지, 이웃이 있다는 비율을 말한다. 한국은 72%에 그쳐 최악을 기록했다. 국가평균은 88%다. 이 부문이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살면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할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OECD국가 간 자살률을 보면 평균 12.1명에 비해 한국은 29.1명으로 국가 최악이다. 이웃집 숟가락도 다 알고 있고 정이 많은 민족이라고 했는데 그야말로 ‘웃픈현실’(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이다. 멀리 보면 메르스 확산사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메르스 공포시대, 크리스천은 어떻게 살 것인가. 사회적 연계지수를 높혀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처럼, ‘은혜연계지수’, ‘영성연계지수’, ‘천국연계지수’를 높이며 살자. 생활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자. 그래야 창조질서를 회복할 수 있고, ‘더 나은 믿음의 지수’를 높일 수 있다. 그리스도의 은혜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파멸에 노출된다. 

 ‘메기가 요동치면 지진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지진을 자주 겪는 일본에서 16세기부터 나온 말이다. 동물 중 지진을 가장 먼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메기라는 것이다. 메르스 시대 우리는 영적 메기가 되어 깨어있는 가운데 믿음을 지켜야 한다. ‘나는 과연 어디에 연계되어 있는가?’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