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항상 우리 곁에 함께 계셔

 우리는 간혹 슬픔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 마음의 강한 단련을 받기도 한다. 시편 기자는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것을 단지 시련으로만 보지 않고 시험을 통해 단련함이라고 해석했다. 시편 66편 10∼12절 말씀을 보면 그물에 걸리게 하시고, 어려운 짐을 허리에 매어 두셨으며, 사람들이 머리를 타고 가게 하시는 불과 물을 통과하였더니 주께서 우리를 끌어내사 풍부한 곳으로 인도하셨다는 고백이 나온다. 불과 물을 지나는 과정은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욥의 시련을 통해 갑절의 축복을 더하신 주님의 진정성을 이해한다면 그 분 안에서 안전할 수 있다. 제련하시는 그분이 용광로 곁에 앉아 불길을 지켜보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분은 우리를 파괴하실 목적으로 우리를 시련 가운데 버려두는 분이 아니다. 그분은 견딜 수 없을 만큼의 힘든 시련을 용납하지 않으실 것이다. 오히려 이 시련은 우리의 불순물들을 제거하여 더 가치 있고 거룩하게 살도록 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이다.

 그런데 정작 그 가운데 있다 보면 우리의 시선은 일시적으로 왜곡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마치 하나님이 나를 미워하시거나 나를 죽이시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는데도 응답이 없고, 나 혼자 벼랑 끝에 서있는 기분으로 인해 바로 이런 왜곡된 생각이 솟아난다. 그러나 이런 순간에도 우리는 그간 나를 인도해 주셨던 주님과의 첫 만남을 회상해 보아야 한다.

 부모라면 이 상황을 좀더 잘 이해할 것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조금만 울어도 많은 신경이 쓰인다. 너무 어리고 연약하기 때문에 배고파서 우는지, 기저귀가 축축해서 우는지를 항상 염려하면서 이이를 지켜보는 것이다. 아장아장 걸을 때도 넘어지지 않을까 신경을 쓴다. 그런데 아이가 좀더 커가면서 걷기는 하나 가끔씩 넘어지는 시기가 있다. 이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넘어져도 모르는 척한다. 물론 아이는 넘어지기가 무섭게 시선을 부모에게로 옮긴다. 넘어진 그대로 앉아서 부모가 달려와 자신을 일으켜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훈련시키려는 부모는 이 장면을 다 보고 있으면서도 그냥 내버려 둔다. 그러면 아이는 좀 멈칫하다가 다시 일어선다. 금방 울 것 같은 아이에게는 “참 씩씩하다. 어, 울지도 않고 이제 다 컸네”라며 격려도 해준다. 아이를 일으켜 줄 마음이 없거나 그럴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아이 혼자서 일어나고 다시 도전해 볼 기회를 주고자 하는 부모의 배려인 것이다. 이는 좀더 큰 아이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초등학생일 때와 청소년일 때, 그리고 대학생과 청년이 되었을 때마다 자녀를 양육하고 돌보는 방법은 계속해서 변하기 마련이다. 아이의 상황에 알맞은 도움을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앙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문득하게 됐다. 우리가 아직 영적으로 어린아이일 때와 계속 자라고 성장해 어른의 신앙을 가지게 되었을 때, 우리를 훈련하고 단련하시는 하나님의 방법 역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의 철저한 배려를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린아이와 같은 신앙을 계속 유지하려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일으켜 세워 주길 기대하고 바란다. 그 편이 훨씬 편하고 손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신앙생활만 추구한다면 정말 경험해야 할 깊은 신앙을 놓치고 만다.

 당장은 연단도 없고 시련도 없고 고난도 없는 편이 좋아 보이지만, 실상 이런 신앙은 우리를 젖먹는 어린아이의 신앙에 머물게 한다. 하지만 연단과 시련을 통해서 우리는 어린아이와 같은 유치함에서 벗어나 보다 높은 수준, 곧 하나님을 깊이 아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 어린아이처럼 젖만 먹고 우유만 먹다가 죽는다고 생각해 보라.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며 그렇게만 사는 사람은 정말이지 어리석다. 이 세상에는 맛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신앙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장성한 어른이 될수록 더욱 진귀하고 달콤한 신앙을 맛보는 것이다. 오로지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신앙의 깊은 맛 말이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