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소식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잠시 멈추었던 이정선 목사의 음성이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가 할 일이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아직 사고가 확인된 것도 아니고, 수색 중이라고는 하나 기체의 잔해가 발견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기도할 뿐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신뢰하며 신경환 선교사의 가족들이 무사하기를 기도해야…”
 그러나 이정선 목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이크와 카메라를 둘러멘 기자들이 본당 안으로 몰려 들어왔다. 그들은 담임목사를 찾더니 일제히 강단 앞으로 나아와 이정선 목사를 향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신경환 선교사는 본래 인천 출신입니까?”
 이 목사가 답변을 하기도 전에 다른 기자가 또 질문을 했다.
 “그분들이 미얀마를 선교지로 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들 중에 신경환 선교사 부부에 관해서 미리 좀 알아보고 온 사람들은 그들의 신상 쪽에 더 관심을 가지며 캐어 물었다.
 “신경환 선교사는 역사학과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왜 다시 신학을 공부하고 선교사가 되었습니까? 혹시, 목사님께서 그렇게 권하셨습니까?”
 가족 관계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유한나 선교사와는 교회에서 만난 사이인가요?”
 그리고 깜보에 관한 질문도 쏟아졌다.
 “아들은 입양을 했다지요?”
 그러다가 기자들 중의 일부가 이 목사의 답변을 다 들어보지도 않고, 몸을 돌이켜 본당 밖으로 나가더니 목양실로 몰려갔다. 신경환 선교사의 모친과 유한나 선교사의 부모가 목양실에 와 있었던 것이다. 보도진은 목양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던 가족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지금 심경이 어떠십니까?”
 “미얀마로 간다고 할 때 느낌이 어땠습니까?”
 “선교사 내외가 아들을 입양했다는데… 모친께서도 동의하셨나요?”
 “부모님들 외에 다른 가족은 누가 있나요?”
 “살아 있으리라고 믿으시나요?”
 목양실이 기자들로 붐비고 있을 때 이정선 목사가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마구 질문을 퍼부어대는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여러분, 아시다시피 지금 가족들은 매우 충격을 받은 상태입니다. 이분들에게 질문해 보았자 제대로 답변을 하기도 어려우십니다. 이분들이 조용히 기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경환 선교사와 그 가족의 신상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교인 카드를 복사해서 나눠 드리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러나 기자들의 요구가 다 끝난 것이 아니었다.
 “신 선교사네 가족 사진도 있나요?”
 “네… 파송 예배 때 찍은 것이 있을겁니다.”
 그러나 기자들은 아직도 목양실을 나가지 않고 있었다.
 “그럼 이만…”
 “아, 사진만 몇 커트 더 찍고 가겠습니다.”
 누군가 그렇게 말하자 카메라를 멘 사람이 다시 가족들에게 부탁했다.
 “자, 기도하는 모습을 찍겠습니다.”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얼굴이 나올 수 있도록 고개를 조금 드시고, 두 손을 모으시고…”
 “고개를 이쪽으로 조금 돌려 주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