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우는 자여 ①(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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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주포교회에는 정규 예배가 없는 화요일인데도 교인들이 자꾸만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 모두의 눈 속에는 말들이 가득히 담겨 있었으나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못했다. 손으로 두 눈을 가리고 오열하는 이도 있었다.
“세상에…”
한국 사람들은 예로부터 수많은 재난과 고통을 당해 왔으면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아왔다. 그저 한 마디 한다는 것이 ‘세상에…’였고, 너무 원통해서 좀 더 붙인다면 하나님이 아니라 ‘하늘’을 입에 담았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온 뉴스 특보를 듣고 주포교회에 모인 교인들도 그래서 감히 하나님을 입에 담지 못했다.
“세상에…”
이정선 목사가 이미 교회 문을 열어 놓았기 때문에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현관으로 들어섰다. 뒤이어 각 방송사와 신문사의 취재 차량들이 몰려들었다. 교인들은 늘 새벽 기도를 드리던 1층의 주일학교 예배실로 가지 않고,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모두들 본당으로 올라갔다. 그만큼 사건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본당에 들어서자 그들은 비로소 흐느끼며 꿇어앉았다.
“주여, 어찌 된 일입니까?”
넓은 본당에 교인들이 가득히 들어서자, 목사가 방송실을 향해 손짓을 했다. 강단에 설치된 예배용 스크린에 TV에서 옮겨받은 뉴스 특보가 떴다.
“오늘 새벽 3시 35분 미얀마의 양곤으로 향하던 동월항공 317편 여객기가 방콕의 돈므앙 공항을 이륙한지 24분 만에 레이다에서 사라졌습니다. 한국인 14명을 포함한 승객 162명과 승무원 7명 등 169명이 탑승하고 있는 이 여객기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에 있는 파야똥쑤 지역의 골짜기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
교인들의 입에서 탄식 소리가 터져나왔다.
“주여…”
뉴스 특보가 계속되었다.
“이 여객기에는 특히 양곤에서 열리는 동남아 어린이 엑스포의 특별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떠난 동남아 각국의 어린 승객들이 많아서 그들의 부모와 각국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승객 명단에 의하면 동남아 각국에서 모여든 어린이 승객은 60명이 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뉴스가 계속되었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 측의 보고에 의하면 실종된 여객기에는 한국인 승객은 모두 14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들은 현지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미얀마로 향하던 중소기업 경영자 5명, 의료 봉사단의 의사 4명, 그리고 인천 주포교회 소속의 선교사 신경환, 유한나 부부와 그들의 두 자녀, 기타 1명 등입니다.”
여기 저기서 울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주여, 왜 그들을…”
“이 중요한 시기에 일은 누가 하라고”
“뉴스 좀 더 들어봅시다.”
교인들은 다시 스크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태국과 미얀마 당국은 이 여객기가 항로 주변의 다웨 공항, 미에익 공항 등과도 교신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일단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양국 국경 지대인 파야똥슈 인근의 계곡을 공동으로 수색하고 있습니다.”
그 때 이정선 목사가 앞으로 나가더니 단상의 마이크를 잡았다.
“성도 여러분”
그는 터져나오는 울음을 겨우 참으며 입을 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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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5.10. am 11:09 (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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