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영광을 구하지 아니하나 구하고 판단하시는 이가 계시니라

 “유대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너를 사마리아 사람이라 또는 귀신이 들렸다 하는 말이 옳지 아니하냐”(요 8:48)

 예수님께서 “너희는 마귀의 자식이요, 하나님께 속하지 않았느니라”고 책망하자 이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은 예수님께 “우리가 너를 사마리아 사람이라 또는 귀신이 들렸다 하는 말이 옳지 아니하냐”고 반박했습니다. 사마리아인은 유대인과 이방인의 피가 반씩 섞인 혼혈인이라는 이유로 유대인들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고 이방인이나 개처럼 취급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유대인들 사이에서 ‘사마리아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은 굉장히 큰 모욕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사마리아 사람’이라고 모욕하고 ‘귀신이 들렸다’고 비난했는데, 이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요, 모순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갈릴리 사람으로 알고 있었으면서도(요7:45) 사마리아인으로 취급하는 모순을 보였으며, 예수님은 귀신 들려 미친자이고 자신들은 아브라함의 혈통에서 난 하나님의 자녀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이처럼 매도한 것은 그들의 영의 눈이 닫혀 마귀가 보여주는 관점에서 예수님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파란색 안경을 낀 사람은 파랗다고 보고, 빨간색 안경을 낀 사람은 빨갛다고 보듯이 각자의 척도에 따라 다르게 보고 판단하는 것처럼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예수님을 바라봤던 것입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나는 귀신 들린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아버지를 공경함이거늘 너희가 나를 무시하는도다 나는 내 영광을 구하지 아니하나 구하고 판단하시는 이가 계시니라”(요 8:49∼50)

 예수님은 성육신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에게 귀신 들렸다고 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말이며, 신성모독적인 언사입니다. 성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성령으로 충만하여 능력을 행하시는 예수님을 모욕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이요, 성령님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귀신들린 자로 몰아붙인 유대인들의 모욕적인 언사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모독한 불경죄였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정죄하지 않으시고 다만 이렇게 반증하셨습니다. “나는 귀신들린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아버지를 공경함이거늘 너희가 나를 무시하는도다” 그리고 이어 “나는 내 영광을 구하지 아니하나 구하고 판단하시는 이가 계시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이 세상에서의 예수님의 삶은 영광을 받으시는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영광을 도모하시지 않고, 오히려 겸손히 모든 영광을 성부 하나님께 돌리고 수모와 멸시 속에서 메시아로서의 사명에 충실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이러한 삶의 자세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로는 부당한 대우나 오해를 받아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이고도 영원한 칭찬과 영광은 하나님께서 주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경에는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약4:10)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들의 오해와 비난에 대하여 너무 억울해하며 반발하거나 칭찬과 세상적인 명예에 연연해하지 말고, 오직 겸손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충성하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