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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신비…위대한 자연

 거미, 낯익지만 친근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은 동물입니다. 8개나 되는 다리로 꿈틀대며 거미줄을 타고 다가올 때의 섬뜩함, 영화 속 주인공처럼 초능력을 갖게 된다고 해도 결코 물리고 싶지 않은 동물입니다.

 곤충과 거미는 예전엔 같은 종류로 알려졌지만, 곤충은 동물 분류상 절지동물 ‘곤충강’에 속하고, 거미는 절지동물 ‘거미강’에 속합니다. 진드기목·전갈목·게벌레목·장님거미목 등과 관련성이 높아 이들 동물들을 한데 모아 거미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약 3만 종, 한국에만 약 600종이 분포하며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 130종이나 됩니다. 언 듯 보면 그놈이 그놈 같아 보이지만,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한 동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국내 야생거미류 360종, 4250점의 유전자원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야생 거미류의 50%에 해당합니다. 거미의 유전자원을 분석하는 이유는 생물분야의 지적재산권을 지키고, 산업적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거미의 실젖에서 생산되는 거미줄은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강도가 20배가 높아 방탄조끼 원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거미를 활용한 신산업으로 가장 앞서가는 분야 중 하나는 화장품 개발입니다. 199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한국산 무당거미에서 세계최초의 천연단백질 분해효소인 ‘아라자임’을 추출한 바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만든 천연 화장품은 이미 미국, 일본 등 10여 개 나라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거미줄이나 거미독에 포함된 생리활성 물질이 생물 산업의 원천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별늑대거미’는 중금속에 의한 환경오염에 민감하고 ‘긴호랑거미’는 기후변화 지표생물입니다. ‘황산적거미’는 해충인 멸구류를 잡아먹기 때문에 농업과 산림생태계 보호에 유용한 자원입니다.

 자연은 연구할수록 신비 그 자체입니다. 연구에 깊이 들어갈수록 경이로운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생물은 없습니다. 거미의 신비로움 하나만 살짝 들여다봐도, 자연 생태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된 예술작품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신하 기자(KBS)

 

기사입력 : 2015.04.12. pm 13:1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