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환 선교사의 가족과 그들을 따르던 이들이 깜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쪽을 일제히 바라보았다.
 “뭐지…?”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은은한 노래 소리가 그들과 함께 다가오고 있었다.
 “천국에서 만나보자, 그날 아침 거기서…”
 유한나 선교사가 입을 열었다. 
 “아이자이아 마틴의 찬송이네요.”
 깜보가 고개를 끄떡였다.
 “엄마가 잘 부르던 곡이죠?”
 아이자이아는 ‘이사야’의 미국식 발음이었다. 미주리 주에서 태어나 음악과 신학을 공부한 전도자 이사야 마틴은 그가 결혼하고, 제일 나사렛 교회에 부임했던 1905년에 찬송가 ‘이스턴 게이트’를 작곡했다. 유한나 선교사는 어느새 입술을 달싹거리며  그 찬송가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순례자여 예비하라, 늦어지지 않도록”   
 깜보도 엄마를 따라 그 노래의 후렴을 불렀다.
 “만나보자, 만나보자… 저기 뵈는 저 천국 문에서” 
 어린 소라도 늘 엄마가 불렀던 그 노래를 다 기억하고 있었다.
 “만나보자, 만나보자… 그날 아침 그 문에서 만나자.”
 깜보가 신경환 선교사에게 물었다.
 “그런데 아빠, 이사야 마틴은 왜 이 노래의 제목을 이스턴 게이트, 동쪽 문이라고 붙였을까요?”
 사도 요한이 기록해 놓은 계시록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에 열두 문이 있다고 적혀 있었다. 동쪽에 세 문, 북쪽에 세 문, 남쪽에 세 문, 서쪽에 세 문이 있다고 했던 것이다.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는…”
 신경환 선교사가 자기 의견을 말했다.
 “동방에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것이라고 했어.”
 깜보도 그 대목을 알고 있었다.
 “너희가 동방에서 야훼를 영화롭게 하며 바다 모든 섬에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를 영화롭게 할 것이라.”
 신 선교사가 그 뒤를 마저 들려 주었다.
 “…땅 끝에서부터 노래하는 자의 소리가 우리에게 들리기를 의로우신 이에게 영광을 돌리세 하도다.”
 유한나 선교사가 남편을 돌아보더니 그녀가 아는 것을 말했다.
 “에스겔의 기록에도 동쪽 문이 있었어요.”
 깜보가 그 말을 받았다.
 “맞았어요, 에스겔서 43장에도 동쪽 문이 나와요.”
 신 선교사가 기특하다는 듯 깜보를 보며 미소지었다. 선지자 에스겔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지 25년이 되는 BC 573년에 새 성전의 환상을 보았는데 그도 역시 성전의 동쪽 문에 대해서 적어 놓았던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이 동쪽에서부터 오는데 하나님의 음성이 많은 물 소리 같고, 땅은 그 영광으로 말미암아 빛나니…”
 그 환상을 보고 에스겔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아훼의 영광이 동쪽 문을 통하여 성전으로 들어가고, 그분의 영이 나를 데리고 안뜰에 들어가시기로 내가 보니 아훼의 영광이 성전에 가득하더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