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바람이 그들의 볼을 쓰다듬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어떻게 그 강을 건넜는지 그들은 알 수 없었다. 그저 맑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을 느끼며 길게 숨을 쉬었을 뿐인데 그들은 어느새 밝고 환한 나라에 서 있었던 것이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신경환 선교사가 다윗의 시를 외우고 있었다. 유한나 선교사가 그 뒤를 받았다.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신 선교사의 그 시에 곡을 붙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뒤를 이어 유 선교사의 찬양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그리고 깜보와 소라가 합창을 했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야훼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신 선교사가 깜보의 손을 잡았고, 유 선교사는 딸을 품에 안았다.
 “우리가 이곳에 오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그러자 깜보가 조금 큰 소리로 말했다.
 “아빠, 우리만 온 것이 아닌데요.”
 과연 뒤를 돌아보니 강을 건너온 많은 사람들과 아이들이 그들을 따라 걷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그들은 결코 외롭지 않았다.  
 “어디서 오셨어요?”
 유 선교사가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 여인에게 물었다.
 “나이지리아에서 왔어요.”
 그녀의 뒤를 따라온 다른 여인도 입을 열었다.
 “저는 수단에서.”
 그리고 많은 대답을 더 들을 수 있었다.
 “전 시리아에서 왔답니다.”
 “저는 예멘…”
 “멕시코.”
 “나는 콜럼비아에서 왔어요.”
 또 다른 사람이 큰 소리로 말했다.
 “저는 아주 높은 곳에서 왔는데 여기가 거기보다 더 높군요.”
 “댁은 어디서 왔는데요?”
 “티벳에서 왔거든요.”
 “아…”
 티벳은 세계의 지붕이라고 일컬어지는 고원지대였던 것이다. 그러자 또 다른 사람이 손을 저으며 앞으로 나서더니 말했다.
 “저는 아주 낮은 곳에서 왔어요.”
 “어딘데요?”
 “요르단…”
 바다보다 더 수면이 낮은 사해와 요르단 강을 끼고 있는 곳이 요르단이었다. 요르단 강은 예수 그리스도가 침례를 받았던 곳이고,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갈 때 건넌다고 말하는 그 강이었다. 그 때 깜보가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켰다.
 “저기 좀 보세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