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분노 제어 못해 사회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그럴 수가 있나’에서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해야

 현재 우리나라는 ‘분노제어불능증후군’을 앓고 있다. ‘욱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가족 간에 잇따라 벌어진 세종시와 화성시 엽총 난사사건은 단말마적인 분노가 얼마나 큰 파국을 초래하나를 잘 말해주고 있다.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죽음에 이른 경우가 한 해 100여 명에 이른다. 마트 주인과 계약금 문제로 분쟁하던 50대의 김 모 여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했다. 40대의 선원 정 모 씨는 홧김에 국제시장에 불을 질렀다. 말다툼의 차원을 넘어 무자비한 폭행과 죽음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증오와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고 사회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충동조절장애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최근 5년 사이에 30%이상 증가했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폭력범 36만652명 중 15만2249명이 홧김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열 명 중 네 명이 분노를 제어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분노의 20대’가 늘고 있다는 현상이다.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과격한 인격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지난해 1만3000여 명에 달하는데 환자 10명 중 세 명이 20대 남성이었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밝혔다.

 구조적이고 개인적인 문제로 분노를 권하는 현대사회. ‘거라사 광기’에 휩싸인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예수님 당시 거라사 지방의 광인은 자신도, 타인도 제어하지 못했다. 마가복음 5장 4절은 이렇게 기록한다. “이는 여러 번 고랑과 쇠사슬에 매였어도 쇠사슬을 끊고 고랑을 깨뜨렸음이러라 그리하여 아무도 그를 제어할 힘이 없는지라” 제어할 기능을 상실한 치명적인 문화가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분노는 지속적이고 중독성이 있는 독이다. 의학자들은 분노의 호르몬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뇌에 얼마나 해로운 물질인지, 뇌세포를 담근 용액에 분노의 호르몬을 푼 실험을 해보았더니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해마주변의 세포가 현저하게 파괴된다는 것이다. 격한 분노는 치명적인 독이다. 그러니깐 분노에 휩싸이게 되면 독을 들이마시는 것이 되는 셈이다. 성경은 일찍이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엡 4:31)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권고한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6∼27). 생명의 근원은 마음에 있고(잠 4:23),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은 자보다 낫다(잠 16:32).

 베드로는 성격이 급한 다혈질의 소유자였다. 감정조절에 장애가 있었다. 한 순간에 주님을 바라보고 물 위에 걸었다가 풍랑을 보고 빠지기도 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라고 고백했다가 저주하고 맹세하며 주님을 모른다고 했다(마 26:14).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는 칼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서 오른편 귀를 베기도 했다(요 18:10).

 그런데 사도행전에 12장에 보면 놀라운 장면이 나온다. 복음증거가 왕성한 때 정권의 위기를 느낀 헤롯이 야고보를 처형하고 베드로를 잡아 쇠사슬에 묶어 옥에 가둔다. 때는 무교절이라, 유대인의 명절에는 살인하지 않는 관습에 따라 즉시 베드로를 처형하지 않고 잠시 놔둔다. 원래 베드로의 성격이라면 죽음을 목전에 두고 불안과 초조, 좌절과 두려움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태평하게 잠자고’ 있었다. 얼마나 숙면을 취하고 있었던지, 천사가 나타나 옆구리를 치며 다급하게 베드로를 깨워야 했다. “홀연히 주의 사자가 나타나매 옥중에 광채가 빛나며 또 베드로의 옆구리를 쳐 깨워 이르되 급히 일어나라 하니 쇠사슬이 그 손에서 벗어지더라”(행 12:7).

 평소 ‘욱’하던 그가 어떻게 이렇게 변했을까.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평강을 얻었고 성령을 받고 변화되었다. 성령을 통해 하늘나라가 임한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욱 증후군’을 이기게 해주는 것이 하늘나라의 능력이다. 그러나 인간의 힘으로도 능으로도 되지 않는다. 무조건 참을 수 없다. 기쁨이 있어야 한다. 오직 성령이 역사할 때 가능하다(슥 4:6). 베드로는 증거한다. “그러나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서 아름다우니라”(벧전 2:20), “너의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

 ‘거라사 광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평강의 영성’이다. 어쩌면 현대인은 매일 ‘무덤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거라사 광인을 예수님께서 해방시켜 주시고 회복시켜 주셨다. 하늘나라의 평강이 임하면 증오와 분노는 사라진다. 현대생활에서 물질이나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평강이 문제며 해법이다. 우리는 때때로 말한다. “그럴 수가 있나?” 이는 증오와 원망, 분노와 좌절의 부정적인 질문이요, 독이다. 우리는 주 안에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그럴 수도 있지” 작은 생각의 변화가 큰 평강과 행복을 좌우한다. 필자는 ‘3감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감수, 감내, 감사 운동이다. 매일 평강을 주장하며 살아야 할 급박한 때가 되었다.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골 3:15).

<신앙계 주간·여의도순복음광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