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사하니 “자녀들의 복” 넘치게 임해
아버지 최광춘 안수집사 남선교회 보호실 11년
어머니 박명남 집사 여선교회 봉사차장으로 헌신
주일 새벽 4시면 남선교회, 여선교회 봉사자들이 우리 교회의 새벽을 깨운다. 남선교회 보호실 최광춘 안수집사도 예외가 아니다. 안내실에서 대성전 5층에 위치한 보호실 열쇠를 인계받아 문을 열고 들어와 흰 봉사복으로 갈아입고 주일봉사를 준비한다.
임원기도회 후 주일 1부예배부터 숨 가쁘게 주일하루가 지나간다. 보호실의 특성상 예배 방해 및 소란자들을 상담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경찰서에 신고해 신원을 인도하기도 한다. 예배 중에 실신하거나 부상을 당한 성도가 있을 경우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후송하는 일도 종종 있다. 이밖에도 봉사 장소에 결원이 없도록 실원들을 배치하는 등의 일을 맡고 있는 최 집사는 “주일에는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다”라고 고백한다. 때론 오랫동안 긴장도 하게 되고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이 모든 것을 덮고 넘칠만큼 봉사하는 기쁨이 크다고 말한다.
“봉사하기 전에는 봉사하는 분들은 모두 믿음이 대단한 분들이고 그런 분들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봉사하기 전에는 늘 야외로 가족과 함께 놀러 다닐 궁리만 했죠. 그런데 하루는 봉사를 권유하는 인도자들에게 보호실에 끌려오다시피 했어요.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주님이 주시는 은혜와 복이 우리 가족에게 가득했어요”
부인 박명남 집사도 거든다.
“사실 그 때 저희는 성경학교를 졸업하고 말씀 공부가 즐거워서 성경대학도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제게 와서는 ‘남선교회 보호실에서 봉사하게 됐어’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전과 달리 주일성수는 물론이고 토요일에도 실원들과 등산도 하는 등 끊임없이 믿음의 교제를 하는 모습에 더 큰 감사와 행복을 느끼게 됐죠”
박 집사도 3년 전부터 여선교회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남편 최 집사는 아내의 봉사 활동을 말렸다. 평소 당뇨증세가 있어 아내가 여선교회에서 봉사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지인들도 오래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박 집사를 생각해 봉사를 만류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박 집사는 지금은 봉사실 차장으로 섬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오랫동안 봉사를 하겠다고 결심한건 아니었어요. 잠깐 도와달라는 요청으로 시작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죠. 그런데 봉사를 계속해야할지 고민하던 어느 날 제 입에서 상상도 못했던 성경구절이 튀어나왔어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기 전에 나귀새끼를 끌고 오라고 하시면서 ‘주가 쓰시겠다 하라’고 말씀하신 그 부분이었죠”
스스로도 깜짝 놀랐지만 더 놀란 것은 그 주 교구예배에 말씀 제목도 ‘차출병’이었다. 더 이상 주님의 부르심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박 집사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그 후 고민 없이 지금까지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제가 다른 것은 잘못해도, 잘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순종이에요. 힘들어도 기쁨과 은혜로 그리고 사랑으로 맡은 사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걱정과 달리 오히려 부인의 얼굴에 활력과 생기가 돈다고 남편 최광춘 집사가 말했다.
두 부부의 이런 고백에는 봉사와 섬김이 가져다주는 하나님의 복이 있기 때문이다. 최지선, 최주연, 최준호 세 자녀를 둔 이들은 자녀들이 모두 잘된 것이 그 증거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얼마 전 있었던 열두광주리 새벽기도회 기간 중 박 집사는 반가운 전화 두 통을 받았다. 작년에 결혼한 장녀 최지선 성도가 건강한 손녀를 낳았다는 소식과 아들 최준호 성도가 씨티예술실용학교에서 교수직을 맡았다는 소식이었다.
“저희는 그냥 봉사 열심히 하고 함께 기도했을 뿐인데 자녀들이 잘 컸어요. 무엇보다 우리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자녀로 자라주었어요. 서로 우애도 좋고 신앙도 좋아요. 가스펠선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주연이는 저에게 같이 작정금식기도를 하자며 도리어 제 신앙을 이끌어 주고 있어요. 부모로서 아이들의 신앙을 끌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신앙을 물려받아 저희보다 더 뜨거워지고 성숙해진 거 같아요. 그게 가장 감사한 일이죠”
최 집사는 막내 최준호 성도가 학창시절 공부를 하지 않아 다소 걱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들은 댄스에 남다른 자질을 보이며 각종 퍼포먼스대회에 입상해 지금은 저스트 절크(JUST JERK)라는 얼반댄스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그는 유명 아이돌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로까지 그 지경을 넓히고 있다고 한다. 항상 스스로 ‘교수’가 되겠다고 말하는 아들의 말에 갸우뚱 했었는데 당당히 실용학교 교수로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아들을 보면 뿌듯하기만 하다.
“자녀들도 그렇고 모두 주님께 내어 맡길 때 걱정이 없어요. 모두 하나님께서 좋은 길로 인도하시고 책임져주시기 때문이죠. 오래해 온 직장 생활을 접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면서도 아무런 염려나 걱정이 없었어요. 당장 어떠한 문제가 생겨도 걱정하지 않아요. 다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실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두 부부가 봉사에 매달리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더욱 이해하게 됐다.
이들 부부는 남선교회나 여선교회에 젊은 봉사자가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자신들의 경험에 비추어 봉사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믿음이 성장하고 자녀들에게 복이 임하는 계기가 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형제보다 더 끈끈한 우애와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곳도 남선교회와 여선교회라고 빼놓지 않고 강조했다.
“많은 분들이 봉사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섬기고 하나님께 영광돌렸으면 좋겠어요”
글·복순희 정승환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