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 요한 탄생, 예수님 오실 길 예비한 역할
하나님 섭리 따른 기도응답은 모두에게 은혜

 인류는 타락한 이후로 오랫동안 기도해왔다. 그것은 약속하신 여자의 후손을 보내주사 사탄을 멸하고 생명을 얻게 해달라는 기도였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이며, 인류의 가장 위대한 기도응답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오시기에 앞서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침례 요한을 보내주셨다. 침례 요한의 출생은 개인적으로는 사가랴와 엘리사벳 부부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섭리에 따르면 요한의 출생은 예수님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자로서 우리 모두를 위한 구원의 응답으로 주어진 것이다.

 우리의 작은 기도는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와 일치될 때 응답된다. 자연법칙은 일반적인 하나님의 섭리이다. 이스라엘과 주변 지역에 건기와 우기를 만드신 것은 하나님의 질서인데, 그곳에 항상 비가 오기를 기도한다면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지 않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오는 것이 필요하면 비가 많은 지역으로 가서 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도는 비가 올 때 그 비가 헛되이 내리지 않고 축복이 되도록 기도하는 것이다(슥 10:1). 물론 하나님은 자연법칙을 뛰어넘어 홍해를 가르시고, 해와 달이 멈추는 기적을 베풀어주셨다. 그러나 이러한 기적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믿게 하기 위한 일회성인 것이지 일상적으로 베풀어주시는 역사가 아니다. 그러므로 특별한 섭리가 아니면 자연법칙을 거슬러 기도응답을 구하는 것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죄에 빠질 수 있다(마 4:6∼7).

 기도할 때는 하나님의 공간적인 섭리에 순종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적 섭리에도 순종해야 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때에 맞게 사역을 행하셨다. 예수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하나님의 때에 맞춰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셨다(요 2:4). 십자가 사역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정확한 하나님의 때에 순응해 인류구원의 길을 이루신 것이다(요 17:1). 물론 사가랴의 기도응답도 하나님의 때에 맞춰졌다. 사가랴는 오랫동안 자녀를 얻기 위한 기도를 해왔다. 그러다가 나이가 많아져서 이제는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사가랴의 기도응답은 예수님의 탄생과 연결되는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 그 때에 맞추려다보니 사가랴의 기도는 어쩌면 너무 늦게 응답되었는지 모른다. 사가랴 부부가 이미 노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가랴의 기도응답도 가장 때맞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였다. 사가랴 부부에게 더 큰 기쁨과 굳센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섭리에 따른 기도응답은 사람을 살리고 기쁨을 준다. 사가랴의 아내 엘리사벳은 요한을 잉태하고 기쁨으로 찬양했다(눅 1:24∼25). 마치 오랜 세월 후 이삭을 낳은 사라가 기쁨으로 노래한 것과 같다. “사라가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창 21:6) 그러므로 우리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기도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족하거나 없는 것은 다투지 말고 하나님께 구해야 한다(약 4:1∼2). 우리가 예수 이름으로 기도하면 응답받아 우리 기쁨이 충만하게 되는 것이다(요 16:24).

 반드시 응답받는 기도는 방향이 올바른 기도이다. 기도는 속도보다도 방향이 중요하다. 현대는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지만, 현대의 속도 경쟁은 행복보다 재앙의 길이 되곤 한다. 바울은 아무리 빨리 달릴지라도 방향이 잘못되면 무익하다고 말한다(고전 9:24∼27). 설혹 응답이 늦더라도 방향이 올바르면 마침내 목표에 도달하고 승리하게 된다. 이처럼 기도응답에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사가랴의 아들을 낳기 위한 기도는 제사장의 가문을 잇고 자녀 출생의 기쁨을 누리기 위한 기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가랴의 기도를 그 자신과 우리 모두를 위한 기도로 승화시켰다. 침례 요한은 개인의 기도응답의 차원을 넘어서서 인류가 부르짖어 기도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길을 예비하는 사명자로 태어난 것이다.

 우리는 나를 위한 기도응답이 이웃을 위한 기도응답이 되도록 기도해야 한다. 나의 행복이 이웃의 불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의 행복이 이웃 공동체의 행복이 되는 것이 아름답다. 나아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이 이웃 나라의 고통이 되지 않고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기를 기도해야한다.

한상인 목사(광주순복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