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멋진 남자 차승훈입니다”

‘자폐’라는 벽, 어머니의 기도와 헌신으로 넘어
누구에게나 행복 전하는 알바왕 차탁구 

 저는 올해 23살이 된 차승훈입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7살 아이와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이 자폐라는 증세는 치료약이 없다고 합니다. 수술을 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는 쉽게 화를 냈고 가족들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할 수 있는 대로 반항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변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어머니의 기도덕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늘 저 때문에 많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제가 그 이유인지도 모른채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어머니가 저를 보며 하시는 말씀이 달라졌습니다. “승훈이는 똑똑하단다. 그리고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 저는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어머니가 가르쳐주셨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모든 것이 어려웠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교육과정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어머니는 힘들어하는 저에게 포기하지 말라며 긍정적인 말들로 위로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저는 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보다는 분명 배우는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저는 요리를 좋아합니다. 지금은 빵과 쿠키도 만들 수 있지만 처음에는 라면을 끓이는 것조차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라면을 끓이는 것을 익히는데 걸린 시간이 6개월이었고 카레라이스를 배우는데 3년이 걸렸습니다. 장보기부터 시작해서 요리를 완성하기까지 쉽진 않았고 실패도 많았지만 결국 해낼 수 있었습니다. 요리 외에도 저는 많은 것에 도전했습니다. 피자박스를 접는 일부터 커피를 제조하는 것 등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물론 많은 실패와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어머니는 ‘10번이 부족하면 101번을, 100번이 안되면 1001번 해보자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있다는 꿈이 있어 절대로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겁도 났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일반인 친구들과 같은 유치원에 그리고 학교로 보냈습니다. 새로운 환경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곳에서 천사 같은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유치원에서 김은실 선생님이, 초등학교에서는 민주가, 중학교에서는 재홍이가 항상 저와 함께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힘들었지만 공부할 수 있었고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저를 위로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저의 편이 되어 주셨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 일주일을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금천장애인복지관 커피나무에서 바리스타로, 피자스쿨에서 피자박스 접는 일로, 세라믹기술원에서 사무보조로 흔히 말하는 ‘쓰리잡’을 뛰고 있습니다. 직장에 늦지 않게 가기 위해 일찍 준비해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갑니다. 누구보다 더 밝게 웃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홀로 출퇴근하는 것과 일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라곤 합니다. 저와 비슷한 증세를 진단받은 친구들과는 전혀 다르게 보이기 때문일 겁니다. 저의 부모님이 그랬듯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부모님들은 제가 진짜 자폐증을 앓고 있는 것이 맞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제가 더 이상 일반인 친구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저를 통해 희망을 보았다고 말씀하시고 제가 일하는 것을 보러 오시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를 많이 응원해주십니다.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힘이 된다는 말을 들을 때면 기쁘고 힘이 납니다.

 저는 행복한 비타민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말합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항상 밝아서 좋다고 말해주십니다. 잘생겼다고 말해주시면 저는 더 크게 활짝 웃습니다. 전과 달리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제 전화기에 저장하고 연락도 합니다. 저는 주일이면 가방에 제 용돈으로 마련한 양말을 넣고 교회에 갑니다. 청년예배를 드리기 전에 대교구 사무실에 들러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목사님과 전도사님에게 양말을 선물합니다. 저는 헌금을 합니다. 십일조도 하고 선교헌금도 합니다. 저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어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도 감사합니다. 제가 기쁨이 되고 제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우리 대학청년국 프뉴마선교회 열방2교구 식구들, 함께 일하는 동료들, 목사님, 전도사님, 친구들과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400여 명 등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모든 분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또 무엇보다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늘 저를 배려해준 동생 민경이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프뉴마선교회 식구들과 함께♥

글·정승환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