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중요한 선물 - 심두진 목사(서대문대교구장) |
 젊은 날에 가정을 버리고 떠나 객지에서 떠돌던 아버지가 엄청난 부자가 되어 가정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에게는 세 명의 자식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 동안 자식들을 돌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어느 날 아버지가 자식들을 불러 앉히고 말했다. “나한테는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무엇이든 가리지 말고 소원을 말해보아라”
첫째가 나서서 말했다. “아버지, 저는 서로가 오해한 탓으로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습니다” 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내가 나서서 오해가 풀리도록 해보마.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사서라도 너희 사이가 다시 좋아지도록 해보겠다”
이번에는 둘째가 나섰다. “아버지, 저는 강도를 만나서 재물을 빼앗겼습니다. 지갑이며 보석 그리고 몇 년 동안 애써 모은 저금통장까지 잃었습니다”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흔쾌히 대답했다. “상심하지 마라. 돈의 액수는 정확히 모르겠다만 충분히 보상해줄 수 있다. 강도가 네 몸을 상하지 않고 금전만 털어간 것을 나는 고맙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셋째가 나서서 말했다. “아버지, 제 문제는 사람이나 금전이 아닙니다. 그동안 저는 너무도 많은 시간을 무료하고 무의미하게 허비했습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아버지께서 좀 도와주십시오” 그러자 아버지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천장만 바라볼 뿐 아버지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셋째는 무릎걸음으로 다가가서 아버지의 소맷자락을 거머잡으며 또 다시 말했다. “아버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을 어떤 방도가 없겠습니까?”아버지가 한숨을 내쉬며 비로소 입을 연다. “막내야 미안하구나. 다른 것은 다 들어줄 수 있지만 시간만은 나도 어찌해볼 도리가 없구나. 임종을 맞는 사람이 너한테 5분만 꾸어달라고 하면 너는 빌려줄 수가 있겠느냐? 다른 모든 것은 도울 수가 있어도 시간만은 어쩔 수가 없다. 미안하다”
이것은 우리들의 이야기다. 돈으로 다른 것은 다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돈으로도, 권력으로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하나님은 2015년 한 해 동안 우리 인생의 통장에 8760시간이라는 새로운 시간을 적립해 주셨다. 우리는 거기서 매일 8만6400초를 꺼내 쓸 수 있다. 적립된 시간을 소중히 사용할 때, 잃었던 건강도 도로 찾을 수 있고, 기울어가는 경제도 바로 세울 수 있다. 바닥난 사랑도 끌어 올려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것도, 마음이 닫혀있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시간을 잘 사용하는데 달려 있다.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것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대화의 시간’을 늘리는 일이다. 말씀과 예배, 봉사와 헌신에 우선하여 하나님과 만남의 시간이 길어지는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을 경험하는 축복의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2015년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면서,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가장 귀중한 시간을 선물로 주셨다. 그 소중한 선물과 함께 당부하신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 많은 사람들이 2014년을 보내면서 가장 아쉬워하는 것이 또 한해가 지나갔구나 하는 아쉬움과 허무함일 것이다. 2015년은 허무함과 아쉬움의 한 해가 아니라, 카이로스의 깊은 경험과 함께 뿌듯한 한 해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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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5.01.04. am 10:13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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