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은 많은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계절이다. 혹한기에는 준비된 자가 살아남을 수 있다. 추위를 잘 견딜 수 있는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나뭇잎이 바늘처럼 생긴 침(針)엽수이다. 소나무가 대표적인 침엽수로 솔잎이 바늘처럼 생겼다. 그 특징은 눈이나 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잎의 구조가 바늘모양으로 되어 눈이 많이 쌓여도 나뭇가지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겨울철 칼바람에 솔잎은 흔들림이 적어서 나뭇가지를 보호한다. 추위에도 솔잎이 얼지 않는 것은 수지의 일종인 송진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송진은 나무기름 같은 것으로 겨울철 가혹한 추위에도 얼지 않아 부동액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침엽수의 대부분은 송진과 같은 물질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송진은 추위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소나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목질부가 내부의 힘의 불균형으로 뒤틀리어 균열이 생긴 부위가 생길 때 도움이 된다. 또한 태풍과 같은 외부의 영향을 받아 가지가 꺾이거나 부러지는 상처가 생겼을 때 질병 예방효과가 있다. 상처 부위에 많은 양의 송진을 분비하여 틈을 메우거나 덮어서 부패하지 않도록하고 각종 세균이나 곰팡이 등 미생물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무에 각종 유해한 곤충이 침입하여 구멍을 내거나 나무를 갉아먹지 못하도록 보호한다.
소나무 뿌리는 큰 바위를 깰 수 있는 힘이 있다. 등산하다 보면 유난히 돌이 많은 바위산에 소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작은 솔씨 하나가 바위에 떨어지면 작은 뿌리가 바위틈에 안착하면서 천천히 바위에 틈을 벌려 세월이 경과한 후에 마침내 바위를 쪼개어 내는 능력을 발휘한다. 한편 큰 소나무를 낙락장송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사계절 동안 변함없이 늘 푸름과 곧음, 청정한 기상으로 상징된다. 그러므로 어떤 위협이나 각종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지조 있는 절개와 충절의 상징이다. 소나무가 특별히 폭풍우 같은 비바람과 한 겨울의 모진 눈보라 등의 풍파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거친 세파에 나무가 휘어지고 꺾여서 구불구불하게 생겼어도 그 생명력을 포기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강인한 생존능력이 있다는 증거이다.
소나무는 조선의 사육신 중 성삼문의 ‘단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꼬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어 있어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시조에서 충신으로서 죽음으로 뜻을 굽히지 않은 지조와 절개를 지키기 위한 뜻을 올곧게 주장한 비유에서 보듯이 소나무는 충절과 기개의 상징이다. 조선 초기의 태종 이방원은 ‘하여가’를 통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송악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라며 칡덩굴처럼 이리저리 얽혀서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며 살자고 고려 말 충신이었던 정몽주를 회유했다.
우리나라 애국가에 나오는 후렴구 가사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에서 국화(國花)인 무궁화가 나온다. 또한 2절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 일세’에서 큰 소나무의 듬직한 모습과 추위라는 모진 시련 가운데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 민족의 기상을 표현한다.
현대를 사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의 모습도 삶에서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지 말고 신앙인으로서 기개와 절개를 지켜서 시련을 참아내며 유혹되지 않고 미혹의 영에 잡히지 않아야 한다. 오늘도 마귀는 예수님에게 시험 했듯이 자기에게 한번만 절하면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세계만국을 우리에게 주겠다고 유혹한다(마 4:8∼10, 눅 4:5∼7). 마치 태종 이방원의 ‘하여가’ 시조 같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도 의연했던 정몽주의 ‘단심가’나 ‘성삼문’의 충성스런 변함없는 신앙고백이 필요하다.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