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 평생 가장 많은 양을 먹는 채소가 있다면 배추가 아닐까. 우선 김치의 주원료가 배추이다. 가정이나 대중식당에서 반찬으로 빠짐없이 나오는 반찬은 당연히 배추김치이다. 배추는 푸른 채소에서 얻어지는 각종 비타민을 포함한 여러 가지 영양과 식물성 섬유질을 갖고 있다. 특히 겨울에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 C를 공급하는 채소로 이만한 것도 없을 것이다. 늦가을에 담근 김장은 겨울에 푸른 채소를 공급받기 위한 대표적 저장용 염장식품이다.
김장용 김치는 과거 가난하고 먹을 것이 없는 환경에서 혹독한 긴 겨울나기 위한 생계형 푸른 채소였다. 다른 종류의 각종 김치는 배추김치의 대체용으로 나오거나 보조적인 반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라면 당연히 김치를 연상할 정도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니게 됐다.
배추는 아삭아삭하며 수분이 많이 포함 된 줄기를 중심으로 얇고 넓은 잎이 여러 겹으로 싸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사진). 싱싱한 배추는 아삭아삭하여 날 것으로도 먹고 겉절이를 만들어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이밖에도 삶아 먹어도 되고 쪄서 먹어도 되며 볶아 먹어도 된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소금 절임용으로 만들어 김치를 담아 저장하여 잘 숙성해 유산균과 같이 유익한 균과 같이 먹을 수도 있으나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숙성되는 도중에 꺼내 먹어도 문제될 게 없다. 오래되면 오래된 대로 묵은 지로도 먹을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배추는 된장김치찌개용으로 혹은 쇠고기 혹은 돼지고기, 생선을 넣어 각종 재료를 섞어 넣어 국을 끓여 먹어도 좋다. 정말 배추는 다양한 용도로 조리해서 먹어도 우리에게 늘 마음이 편한 채소이다.
요즘은 사계절 원하는 배추를 가까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영농기술이 발달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수요가 있고 김장용 가을배추가 시장에 나오는 것은 11월이다. 특별히 주부의 손이 바쁜 계절이다. 김장은 겨울을 맞아 가장 큰 집안의 행사이기도 하다. 한편 아름다운 신앙공동체는 김장용 배추를 준비해서 겨울을 맞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공동으로 김치를 담아서 나누고 섬기기 위한 선물이다. 올해도 넉넉하게 담아 이웃과 나누어보자.
김장김치에 대한 한 예화가 있다. 김장용 배추는 여러 차례 고난을 겪는다. 밭에서 뿌리가 뽑혀지는 의지할 근본이 없어지는 고난이다. 밭에서 옮겨진 후 다듬어지고 배추 속을 보이기 위해 칼로 몸통을 가르는 고난을 겪는다. 다음은 배추 잎 사이사이에 소금이 뿌려짐으로 탈수 현상으로 뻣뻣한 줄기와 잎이 절여져 겸손해지는 고난이다. 절임이 끝나고 난 배추는 고춧가루와 각종 양념으로 여기 저기 줄기와 잎 사이를 빈틈없이 발라지는 수난을 당하는 고난이 있다. 그 후 어둡고 차가운 김장독(혹은 냉장고)에 담겨 땅에 묻혀서 장시간 숙성되는 인내의 고난이 있다. 숙성된 김장배추는 김장독에서 꺼내져서 도마 위에서 칼로 적당한 크기로 몸이 잘라지는 고통스런 고난을 당한다. 마지막으로 맛을 보기 위해 사람의 입으로 들어와 치아 사이에서 잘게 잘라지며 부서지는 고난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김치 맛을 알게 된다. 우리 인생에서도 김장김치처럼 다양한 종류와 그 과정에 따르는 고난을 겪을 수 있다. 성경은 말한다. ‘고난이 내게 유익이라’(시 119:71). 고난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된다.
금이나 은도 다양한 정제과정을 반드시 통과한 후에 가치 있는 순금·순은이 되는 이치이다. 잠언 17장 3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도가니는 은을, 풀무는 금을 연단하거니와 야훼는 마음을 연단하시느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은 고난을 통해서 맺어지는 아름다운 열매이다. “무릇 징계가 당시에는 즐거워 보이지 않고 슬퍼 보이나 후에 그로 말미암아 연단 받은 자들은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느니라”(히 12:11)
윤철종 목사(고촌순복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