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존망 앞에서 미스바성회 열고 금식 기도
문제 해결 위해 낙심말고 열정·인내로 간구해야
  
 성경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말씀한다. 어떻게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까? 물론 기도는 영적 호흡이므로 숨 쉬는 순간마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말씀을 기억하며, 언제나 성령님을 인정하고 환영하고 모셔들이고 의지함으로써 쉬지 않는 기도를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쉬지 않고 기도하는 모범을 사무엘의 기도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쉬지 않고 기도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항상 깨어 있는 것을 말한다. 옛말에 자나 깨나 잊지 못하는 것을 오매불망이라고 한다. 사람이 첫사랑에 빠지면 공부를 하거나 놀이를 하거나 앉으나 서나 상대방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이처럼 자신을 잊고 몰두한 경험이 있다면 하나님만을 찾는 쉬지 않는 기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린 사무엘은 자다가도 하나님의 부르시는 음성을 듣고 네 번 일어나 하나님을 만났다. 쉬지 않는 기도는 정해진 때만이 아니라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 하나님을 찾는 기도이다. 입술로 기도하면서 마음이 콩밭에 있을 때가 있다. 참으로 쉬지 않는 기도란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그 영혼이 하나님을 앙망하는 마음의 기도이다. 정말 꿈속에서라도 응답을 받도록 하나님을 사모해야 한다. 어린 사무엘의 영혼이 깨어있고 어찌나 민첩하게 행동했는지 정말 경이로운 일이다. 사무엘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말씀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들으며 준행하려 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의 말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역사하는 은혜와 능력을 베풀어 주셨다(삼상 3:19).

 또한 쉬지 않고 기도하려면 문제 해결을 위해 낙심치 말고 열정과 인내로써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한밤중에 떡 세 덩이를 빌려야만 하는 문제를 만났다. 그런데 그가 어찌나 간절하게 요청을 했던지 친구는 억지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그 요구대로 주었다. 다들 자는 밤중에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삼가야 할 행동이다. 그러나 생사의 문제가 달려 있다면, 한밤중에 시끄러운 것도 마다할 수 없다. 교회가 왜 이렇게 시끄럽게 기도하느냐고 묻는다면 문제에 부딪힌 사람이 많이 간구하기 때문이다. 수로보니게 여인은 체면도 부끄러움도 던져버린 채 귀신 들린 딸을 고치기 위해 예수님께 부르짖고 그 발 앞에 몸을 던졌다. 개인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민족과 인류를 위해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사람은 믿음의 선진 반열에 올라갈 사람이다.

 사무엘은 민족의 존망이 달린 블레셋의 침략이라는 문제를 만나서 미스바 성회를 열고 백성들과 함께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사무엘과 백성들은 종일 금식하며 기도했다. 밥도 먹지 않고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응답이 되면 좋고 안되면 할 수 없다는 식의 마음자세로는 응답받지 못한다. 기도응답을 받으려면 밥 먹는 것을 잊어버리는 발분망식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하나님이 사무엘과 백성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큰 우레를 발하여 블레셋 사람들을 어지럽게 하셔서 전투에 승리하게 해주셨다(삼상 7:10). 이처럼 문제 앞에서 낙심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면서 오직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는 것이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쉬지 않고 항상 기도하려면 기도가 일상생활이 되어야 한다. 그런 기도는 밥과 같은 기도로서 그리스도인의 기본적 삶을 위한 기도이며 일상적인 기도이다. 매일 밥을 먹고 물을 마시듯이 하나님과 나와 이웃을 위한 기도를 항상 드린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이라고 하는 매일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사람들이 매일 세수하고 단장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듯이, 아침마다 기도로 마음의 때를 벗기고 생각의 칼날을 세워서 하루를 시작하고, 기도로 세운 뜻을 붙잡고 하루를 진행하고, 기도한대로 지냈는지 반성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도를 올리는 것이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다. 사무엘은 사울이 왕으로 등극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인 은퇴식에서 다음과 같이 다짐했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야훼 앞에 결단코 범하지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길을 너희에게 가르칠 것인즉”(삼상 12:23). 사무엘은 이제 사울 왕에게 모든 것을 위탁하고 기도하는 하나님의 종으로 물러선다. 사사요 제사장이며 선지자로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던 것이 일상생활이던 사무엘은 민족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일상생활로 바뀌게 된 것이다.

한상인 목사(광주순복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