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포도나무와 포도열매 그리고 발효된 포도주는 여러 가지 상징으로 자주 등장하는 식물이다. 성경에 나오는 각종 식물과 과일 중에 포도만큼 은혜와 복으로 다가오는 긍정적인 측면과 반대로 부정적으로 저주와 심판을 상징하는 다양한 과일도 없는 것 같다.
우선 포도는 그 과일로 인류에게 기쁨을 준다. 포도과일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에너지 공급원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는 포도당과 같은 당분이 많이 들어 있어 피로해소와 원기회복에 좋고 비타민도 풍부하며 신진대사를 돕는다. 그밖에 뼈와 근육에 안정을 주는 칼슘과 인 성분이 있으며 철분, 나트륨,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 성분이 있다. 그 외에 각종 신진대사를 돕는 것으로 이뇨작용을 돕고 조혈작용을 돕는다. 특히 포도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은 항산화 효과가 탁월해서 항암 효과와 함께 손상된 세포들의 재생을 돕는 것으로 신경세포의 노화를 예방하여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식품의 종류로도 다양하게 가공하여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하며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다. 건포도, 주스, 젤리, 잼을 만들 수 있고 발효시키면 식초, 와인 등을 만들 수 있다. 예수님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하신다. 하나님은 포도원 농부이시고 아들 예수는 참포도나무이며 우리를 가지라고 하신다(요 15:1∼2). 예수님 안에 거하는 자는 살아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삶을 산다. 그러므로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있어야 그리스도인이다(롬 8:9). 우리는 그로 함께 있을 때 더불어 먹고 마시며 풍성하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삶을 산다(계 3:20).
하지만 포도는 때로는 심판과 각종 저주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포도가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노아는 방주에서 나와 포도농사를 짓고 발효된 포도주를 먹고 취함으로 아들 앞에서 실수하게 된다. 잠언에서 이와 같은 포도주에 대한 경고를 여러 번 하고 있다. “포도주는 거만하게 하는 것이요 독주는 떠들게 하는 것이라 이에 미혹되는 자마다 지혜가 없느니라”(잠 20:1) 에덴동산에서 선악과 사건으로 세상에 죄가 들어온 것처럼 새로운 질서를 시작하는 노아는 포도를 재배하고 발효된 포도주를 마시므로 또 다른 저주가 일부 후손에게 이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잠언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를 하고 있다.
“포도주는 붉고 잔에서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지어다 그것이 마침내 뱀 같이 물 것이요 독사 같이 쏠 것이며”(잠 23:31∼32)라고 경고하고 있다. 포도는 많은 긍정적인 효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도주로 인한 죄의 원천을 차단하려는 강한 의지를 성경은 말씀하신다. 특별히 나실인으로 구분된 자의 삶에서 포도는 중요한 경고이다. 민수기 6장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남녀 누구나 나실인으로 구별된 삶을 드리려면 “포도주와 독주를 멀리하며 포도주로 된 초나 독주로 된 초를 마시지 말며 포도즙도 마시지 말며 생포도나 건포도도 먹지 말지니 자기 몸을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에는 포도나무 소산은 씨나 껍질이라도 먹지 말지며”(민 6:3∼4)라고 경고하고 있다. 민수기 6장 말씀의 경고 사항을 무시하고 나실인으로 삶을 실패한 사람이 사사시대에 삼손이다. 포도의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경고하는 것은 자칫하면 실수하여 그릇된 길로 가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을 하여 성령을 근심하는 일을 할까 염려하여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는 경고이다(살전 5:22). 또한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권면하고 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고전 10:31)라고 한다. 사람이 모인 곳이면 먹고 마실 일이 있다. 이 때 그리스도인에게 이와 같은 일에 주의할 것을 경고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고 마시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이는 먹고 마시는 일에 자신과 타인에게 시험에 들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이는 사탄이 들어오는 틈을 주는 것으로 성도는 항상 근신하여 깨어 기도해야 함을 뜻한다.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