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본격적인 등산철이 되면 일반 등산객들마저 임산물에 눈독을 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전사고의 위험은 물론 산림 훼손까지 빈발하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불법 채취 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작정하고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모두 통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유지가 아닌 곳에서도 허가 받지 않은 채취는 모두 불법입니다. 허가받은 마을 주민 이외에는 모두 단속 대상입니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산은 넓고 등산로도 많지만 단속 인원은 한정돼 있다 보니, 불법 행위를 막는 데는 역부족입니다.
임산물을 함부로 채취하면 안 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나무열매는 야생동물의 먹이입니다. 나무열매를 가져오는 행위가 반복되면 동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생태계의 안정성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을철 도토리는 다람쥐 등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동물들에게 생명줄과 다름없습니다. 도토리는 참나무과 식물의 열매입니다. 다람쥐는 물론, 청솔모, 멧돼지, 반달가슴곰 등 겨울을 앞둔 야생동물들에게 가장 중요한 식량입니다. 게다가 곤충이 산란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하찮게 보이는 나무열매가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뭄 등으로 수확량이 감소할 경우에는 도토리 지키기에 비상이 걸립니다.
국립공원에서 도토리를 대량 채취하다 적발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토리를 몇 개만 줍다가 현장에서 적발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낼 수도 있습니다. 적발 건수는 줄고 있지만, 단속을 피하려는 사람들과 단속반원의 숨바꼭질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자연을 지키는 것이 인간의 삶을 지키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생태계에서는 돌멩이 하나, 죽은 나뭇가지 하나, 낙엽 위에 뒹구는 도토리 하나라도 직간접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자연 속의 지극히 작은 존재도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놀라운 창조 섭리를 보여 줍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크기나 모양에 상관없이 모두 저마다의 중요한 가치를 갖습니다. 소중한 자연, 소중하게 지켰으면 합니다.
나신하 기자(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