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품격 신앙 - 안태경 목사(여의도직할성전 담임) |
 오랜 광야에서의 훈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감성적 신앙의 순순함 때문일까.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 앞에서 그의 태도는 성실했다. 그 오랜 정적, 사울의 죽음, 요나단 역시 미래의 정치적 정적을 피할 수 없었던 관계, 그 둘의 죽음에도 그는 환호하지 않았다. 다윗의 신앙에 품격이 느껴지는 것은 그의 삶의 일관성 때문이다.
처절했던 위기의 순간에도 그의 고품격 신앙은 보석처럼 빛났다. 전쟁터에서 그들의 생활터, 시글락으로 돌아온 다윗과 600명의 패거리들은 아말렉의 공격으로 황폐해져 있음을 보고 절망했다. 부녀자들이 모두 포로로 끌려간 것이었다. 동료들이 돌로 다윗을 쳐서 그들의 분노를 쏟아부으려는 순간 다윗은 그 위기의 순간에 그들과 맞서기보다 야훼께 질문한다. “내가 이 군대를 추격하면 따라잡겠나이까”(삼상 30:8). 야훼께서 말씀하신다. “그를 쫓아가라 네가 반드시 따라잡고 도로 찾으리라”(8절). 위기의 순간에 뒤로 물러서거나 대항하여 설전을 벌이지 않고 야훼께 솔루션을 찾는 그의 위기 대처능력에서 다윗의 탁월한 고품격 리더십을 발견한다.
야훼의 도우심으로 다윗과 함께한 동료들은 잃어버렸던 부녀자들을 도로 찾아오게 된다. 그런데 이 추격전에서 한 200명 정도는 힘이 부쳐 함께 나가지 못했는데, 추격전에 참여했던 400명 중에서 ‘악한 자와 불량배들’이 남았던 200명의 동료들에게는 전리품을 나눠주지 말자는 제안을 한다. 진중이 잠시 소란에 빠진 이 때, 다윗이 나서서 이들을 설득하고 상황을 진정시켰다. 다윗은 남았던 이들도 전리품을 함께 나눠 갖게 하자는 것이었다. 나가서, 전리품 중에서 다른 부족에게서 온 것 역시 돌려주는 나눔의 손길을 보여준다(26절). 그의 배려, 나눔, 돌봄, 환대의 성품은 고품격 신앙에서 나온 탁월한 리더십 그 자체였다.
다윗의 그러한 고품격 인생은 ‘절대신앙’이었다. 죽지 못해 살아야 했는지, 살기 위해 위기를 선택했는지, 그는 이스라엘의 오랜 정적 블레셋으로 망명하게 된다. 그 적과의 동침 속에서도 그는 한 가닥 소망을 붙잡고 있는 것을 엿보게 된다(삼상 27:9∼11). 혹시 내게 기름 부으심이 한 방울이라도, 아니 아직 그 냄새라도 남아있지 않을까 서글퍼 우는 그 아픔 속에서 조차도 역시 신앙의 품격을 느낀다.
고품격 신앙의 사람, 야훼 하나님은 그런 그에게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드디어 광야생활과 망명생활을 끝내고 그는 기름 부으심 받은 은혜를 좇아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으로 다시 기름부어진다(삼하 2:3∼4).
주변에서 신앙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 그것도 고품격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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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8.31. am 10:57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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