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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식혀주는 매미울음

 매미소리는 한여름의 청량제입니다. 무더위에 지친 마음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맴맴맴’ 소리를 들으면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매미는 보통 7월 초부터 울기 시작해 8월에 전성기를 누립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산 매미는 12종입니다. 보통 한여름에만 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조사한 결과 일부 매미 종류는 봄은 물론 겨울에도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월에는 세모배매미와 풀매미, 여름에는 말매미와 유지매미, 참매미 그리고 늦털매미는 11월에도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들 매미의 울음소리를 분석해봤더니 매미마다 고유의 주파수가 있습니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4∼6kHz(킬로헤르츠)대역에서부터, 듣기 어려운 14kHz까지 다양한 주파수를 지녔습니다. kHz 대역이 클수록 사람이 듣기 어렵습니다. ‘맴맴맴’ 울어대는 참매미 소리가 유독 귀에 잘 들어오는 이유는, 실제로 사람이 잘 들을 수 있는 가청음 대역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참매미 소리는 4kHz에 해당합니다. 여러 마리가 경쟁하듯 ‘찌르르르’ 울어대는 말매미 소리는 6kHz입니다. 반면에 깊은 산속에서 주로 활동하는 세모배매미는 13kHz입니다. 당연히 사람이 들을 수 없습니다.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없는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매미소리가 소음공해라고 불평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파트나 주택가 인근 나무에서 밤낮으로 울어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말매미들이 한꺼번에 울어대면 소음도가 100dB(데시벨)을 넘기도 합니다. 대형트럭 소리보다 크고, 록 콘서트장의 소음에 버금갑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또 늦은 밤까지 울어대는 것은 주변에 불빛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매미들은 환경변화에 맞춰 본능대로 생활한 것뿐인데, 사람들은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셈입니다. 매미들이 밤에는 편히 쉴 수 있도록 불빛을 줄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들어야할 소리라면 마음의 여유를 갖고 즐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자동차 소음, 인파 소음, 스피커 소음이 넘쳐나는 도시에서 매미소리는 그나마 몇 안 남은 자연의 소리입니다. 지친 현대인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며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생각하면 어떨까요?

나신하 기자(KBS)

 

기사입력 : 2014.08.10. am 11:4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