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나를 위하여 증언하시느니라”

 “너희는 육체를 따 판단하나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아니하노라 만일 내가 판단하여도 내 판단이 참되니 이는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계심이라 너희 율법에도 두 사람의 증언이 참되다 기록되었으니 내가 나를 위하여 증언하는 자가 되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도 나를 위하여 증언하시느니라”(요 8:15∼18)

 ‘육체를 따라 판단하다’라는 말은 겉으로 나타나는 외적 조건, 곧 외모나 학벌이나 집안이나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판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 판단자의 주관과 편견에 따라 판결을 내리게 되므로 그 판단은 공정성과 타당성이 없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미워하고 배척한 것은 그들이 예수님의 외적 조건을 보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보기에 예수님은 돈도 지위도 명예도 없는 한낱 초라하고 볼품없는 시골청년에 불과했습니다. 예수님의 외적 조건만을 보고 이미 선입관에 사로잡혀 있는 그들에게는 예수님의 표적과 말씀조차 왜곡돼 보였습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단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사람들을 미혹하게 하는 언행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와 같은 바리새인들의 잘못된 판단 조건을 지적하신 후 예수님 자신은 아무도 판단하시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비록 지금은 아무도 판단하시지 않지만, 만일 판단하신다고 할지라도 그 판단은 참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로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계심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성부 하나님과 함께 계시며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시므로 예수님의 판단은 곧 하나님의 판단이요 참된 것입니다.

 나아가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에 대한 증언은 “두 사람의 증언이 참되다”(신 17:6; 19:15)라는 율법 조항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증인으로 성부 하나님과 예수님 자신을 드렸습니다. 율법은 두 사람의 일치된 증언이 있으면 참되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제1위이신 성부 하나님과 제2위이신 예수님께서 증언하시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참된 진리인 것입니다. 그러나 바리새인들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그들의 영적 무지를 드러냈습니다.

 “이에 그들이 묻되 네 아버지가 어디 있느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하고 내 아버지도 알지 못하는도다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으리라”(요 8:19)

 영적으로 무지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께 “네 아버지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성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그 아버지께서 자신의 증인이라고 말씀하시자, “네 말이 사실이라면 네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말해 보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알지도 못하고 내 아버지도 알지 못하는도다. 나를 알았더라면 내 아버지도 알았으리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계시하시는 분이시요, 하나님의 동일본질이시며 온전한 형상이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보는 것은 곧 하나님을 보는 것이고 예수님을 아는 것은 곧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와 같은 하나님과 자신의 일체성을 강조하시며 바리새인들의 영적 무지를 책망하신 것입니다.

※‘요한복음강해’(서울말씀사)에서 요약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