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리비움 - 백동현 목사(솔향교회 담임) |
 내일은 중복(中伏)으로, 일년 중 가장 무더운 날이기도 하다. 현재 사역하고 있는 도시인 강릉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해마다 이 맘 때면 경포를 비롯한 해수욕장에는 더위를 피해 바다를 찾아온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강릉을 찾아온 피서객들과 같이 누구든지 휴가를 가기 위해선 현재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잠깐의 자리비움이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날 떠나는 휴가는 몸과 마음의 재충전 시간이며, 여행에서의 즐거운 경험 또한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이처럼 지친 일상을 잠시 비우고 떠나는 휴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4월 16일, 우리는 끔찍한 사고 소식을 접했다. 바로 세월호 침몰소식이다. 사고 이유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고 당시 책임자들이 자리를 비웠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맹골수도는 물살이 거칠고 유속이 빨라서 사고의 위험이 크다. 하지만 그 곳을 지날 때 선장은 조타실에 없었다. 배의 운항경로를 안내하고 지켜보며 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해야 했던 진도VTS의 근무자도 자리를 비웠다. 책임을 지고 일을 해야 하는 몇몇 사람들의 자리비움으로 인해서 수많은 학생들과 탑승객들, 선내 승무원들이 차가운 바다속 커다란 여객선과 함께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책임자들이 있어야 할 곳에서 무단으로 자리를 비우면 위험한 결과가 따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들은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자리를 비우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을까?
모름지기 그리스도인이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갖고 예배와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성전에 비어있는 옆자리를 보면서 애통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간적인 마음이 아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다. 물론, 우리 모두 바쁜 세상속에서 치열하고 분주하게 살아가는 것을 알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 원하시는데 이를 위해 인간의 노력과 수고를 수단으로 사용하시는 것을 제일로 하시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속에서 굳건히 믿음을 지키지 못한 채 세속적인 삶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원하시는 예배와 기도의 자리에서 떠나 믿음을 잃고, 결국엔 영영히 하나님 곁을 떠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도 디모데후서 4장 10절에 그의 동역자 데마가 이 세상을 사랑하여 데살로니가로 갔다고 했다.
이제 우리 주위를 살펴보자. 꽤 오랜 시간 예배와 기도의 자리를 비운 구역원, 교구원, 선교회원 등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형제, 자매가 되었던 지체들이 자리를 비우고 떠나있지 않은지 천천히 살펴보자. 그리고 자리를 비운 그들에게 지금 당장 연락해보자. “항상 기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리를 비우고 떠난 당신을 지금도 애타게 찾고 계십니다. 꼭 다시 돌아오셔서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누리세요”라고 안부하고 권면해보자.
“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히 10:39) 우리가 믿음을 가진 자로서 참된 신앙의 자리를 지킨다면 잃어버린 영혼들이 예수님의 이름을 듣고 다시 돌아올 것이며, 하나님의 영광이 교회와 온 땅에 선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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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7.27. am 11:10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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