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파멸시키는 병적인 요소 중에 또 다른 하나는 분노를 품은 생각이다. 요즘 사람들은 가정에서나 밖에서나 어디서든지 너무나 쉽게 분노한다. 아마도 그것은 분노가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분노는 자기 자신의 마음과 몸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지성까지도 혼미하게 만든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정신 신체 의학연구 개척자인 월터 캐논(Walter Cannon)은 인간의 뇌에는 ‘분노의 구름’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 구름이 뇌신경에 모이면 눈에 핏발이 서고 얼굴이 붉게 상기되며 말을 더듬게 되는 증세가 생긴다는 사실을 연구하여 분석했다. 그는 “분노하는 사람은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며 피가 위와 장기에서 심장, 중추신경계근육 등으로 역류한다. 소화기관의 기능이 중지되고 간에 저장되어 있던 당분이 유출된다. 그리고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되어 충동적인 흥분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영국의 유명한 해부학자인 존 헌튼(John Hunten)은 “분노하는 사람은 자살하고 있는 사람이다. 분과 노는 남을 괴롭히기 전에 먼저 자기를 죽인다”고 말하며 분노의 파괴적인 힘에 대한 논문을 해부학회를 통해 발표했다. 그런데 발표가 끝난 후 토의 시간에 다른 의사가 헌튼의 논문을 강하게 비평하고 비난했다. 그러자 스스로 “분을 내지 말라”고 외쳤던 헌튼은 그 순간 분노해서 상대에게 대항하여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다가 그만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분을 내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가르쳤던 그가 스스로는 분을 내다가 심장마비로 죽고 만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분노는 누구에게든 치명적인 파괴를 가져온다. 분노하는 것은 누워서 침을 뱉으면, 침이 자기 얼굴에 떨어지듯 그 화가 자신에게 미치게 된다.
잠언 12장 16절은 “미련한 자는 당장 분노를 나타내거니와 슬기로운 자는 수욕을 참느니라”고 말씀한다. 이것이 무슨 뜻일까? 아마도 “미련한 자가 분노를 당장에 나타낸다”는 말은 걸핏 하면 참지 못하고 성을 잘 낸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즘은 도무지 참을성 없이 그저 조금이라도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버럭 내는 사람들이 많다. 성경은 이런 사람을 미련하다고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옳은 분노이든 옳지 못한 분노이든 분노를 발할 때가 많다. 그러나 분노는 우리의 얼굴과 마음과 건강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김에녹 목사 henoch9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