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우다 보면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하기 힘들 때가 많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기 때문에 혼을 내기도 하지만 사소한 일상의 문제들이 쌓여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너무 허용적이고 자녀를 지나치게 나약하게 만드는 자신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고 또 다른 때는 너무 엄격하고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것 같아 자녀에게 미안해지기도 한다. 이랬다저랬다 원칙 없고 질서 없는 훈육은 오히려 자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관계만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장 이상적으로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미리 정하고 정해진 규칙을 서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부모자녀 사이를 갈라놓는 애물단지는 아무래도 스마트폰일 것이다. 몇 살에 휴대폰을 바꿔줄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적절한 만큼만 휴대폰을 사용하도록 통제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지금의 부모세대가 자녀시절 고민했던 주제가 아닌 관계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게임은 통제하고 SNS는 허용할 것인지 인터넷은 통제하고 게임만 하루 1∼2시간 허용할 것인지 혼자 고민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바람직한 사용규칙을 10가지 이상 적어오도록 해 보자. 그런 다음 아이가 작성한 스마트폰 사용방법을 보고 부족해 보이는 것은 추가하고 지키지 못할 것들은 현실적으로 조정해서 부모와 아이가 합의할 수 있는 사용규칙을 만들어 보도록 하자. 이미 알고 있듯이 그 규칙을 아이는 종종 어기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적절한 벌칙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책이나 글을 10장 정도 적게 한 후 다 적은 후 다시 휴대폰을 사용하게 하는 것과 같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한 행동을 하도록 제한설정을 하는 것이 자녀의 내면성장과 발달을 위해 바람직하다.

 게임기나 귀가시간, 용돈사용 등 자녀를 키우며 ‘이것으론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다’하는 주제를 선택하여 부모가 바라는 점과 아이가 기대하는 것을 적어 적절한 합의점을 위와 같이 정해보는 것도 인격적인 훈육을 위해 바람직하다. 여기서 항상 명심해야 하는 것은 아이가 지킬만한 적절한 제한설정 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을 한번 플레이하면 40분 이상 진행하게 되는데 하루 게임가능 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한다는 것은 2시간짜리 영화를 30분씩 4일에 걸쳐 나눠 보라고 하는 것 이상으로 짜증나는 요구일 수 있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제한설정을 마련하기 위해 자녀와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합의된 규칙을 지키지 못했을 때 어떤 벌칙을 수용할 것인지 미리 정해서 그대로 이행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근무하는 날이 있을 때 휴일이 가치가 있는 것과 같이 금지규정이 수반될 때 자녀에 대한 허용이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당근과 채찍의 적절한 조합, 소금과 설탕의 적절한 조화와 같이 허용과 금지의 적정선을 마련하는 것이 자녀훈육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비결임을 명심하자. 다음 설문은 만 3세 이상의 미취학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자신은 어떠한 양육태도를 보이는지 그리고 배우자와 자녀양육태도에서 얼마나 일치하는지 검사해 보도록 하자.

글: 김수정(숙명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일러스트: 염미영(mary_yu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