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영산효행상 장한아내상 수상자
남편에게 자신의 신장 기증해

 5월 11일 우리교회 대성전에서는 제10회 영산효행상시상식이 있었다. 아름다운 가족 사랑의 참모습을 보여준 10명의 성도들에게 상패가 수여됐다. 이 중 장한아내상 수상자인 한재분 권사의 사연은 부부 사랑이 희박하고 이혼율이 OECD국가 중 최고라는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됐다.

 남편 김방우 집사가 당뇨로 인해 신장투석을 받자 한 권사는 남편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주었다. 남편은 아내덕에 제2의 생을 살게됐다.

 김방우 집사는 30살이던 당시 1984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제약·화장품 포장지 사업의 특성상 영업이 필수라 술자리도 많고 시작부터 많은 빚을 안고 시작했기 때문에 김 집사는 늘 일에 매여 살 수 밖에 없었다.
 “2009년 즈음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죠. 다음 해에는 2번이나 쓰러지고 나서야 병원을 찾아 갔어요. 이미 신장의 대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투석을 안하고 버티다가 신장의 15%만 작동할 때가 되니 투석을 안 받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한재분 권사는 늘 마음이 아팠다. 한 권사는 남편이 중병판정을 받고도 투석을 안받겠다고 버틸 때는 답답하다 못해 속상하기까지 했다. 한 권사는 집 근처 서대문7교구 기도처에 가서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렸다. 의지할 데라곤 하나님 밖에 없었다. 마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철야기도를 드리는 지역장과 권사님이 계셔서 함께 철야기도를 드렸다. 다른 교구 식구들에게는 남편의 사정을 말 못한 채 눈물로 기도를 드렸다. 일 년이 되었을 무렵이었다. 함께 기도하던 지역장이 남편의 신장이 좋지 못하다는 사정을 알고는 신장이식에 대해 알아보라며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라며 인터넷을 통해 얻은 자료를 한 권사에게 주었다. 그 전해에 금요철야 중 장기기증에 관련 정보를 들은 기억이 나서 지역장이 건네준 자료에 적힌 병원 등을 자세히 알아보았다.

 “혹시나 내가 다른 사람에게 신장을 기증하기라도 하면 남편도 다른 사람의 신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졌어요. 그런데 막상 검사비용이 만만치 않았죠. 수술비는 보험이 적용이 되지만 검사비용은 보험적용이 안돼 상당한 부담이 됐지만 남편을 살릴 수만 있다면 비용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 상담을 해보니 내가 신장을 기증한다고 해서 남편이 다른 사람의 신장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 낙담이 됐었죠.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신장을 남편에게 줄 수 있는가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했어요”

 검사 후 3일 만에 병원에서 기쁨의 소식을 전해왔다. 정말 놀랍게도 한 권사와 이 집사의 조직과 피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해 신장기증이 가능하고 부작용에 대한 부담도 전혀 없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담당의도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며 놀라워했다.

 검사결과가 나온 지 한 달만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부부는 수술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매일 같이 가정예배를 드리며 기도했다. 이들 부부를 위해 서대문 7교구 성도들은 수술당일 새벽기도부터 수술이 끝나는 정오까지 기도로 중보해주었다고 한다. 기도에 힘입어 수술을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 심지어 간병인도 우리교회 성도를 만나는 놀라운 일이 있었고 두 사람 다 수술 후유증 없이 금방 회복했다.  한 권사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거듭 강조한다.

 “매일 철야기도를 하는 중에도 남편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했죠. 기도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니 하나님이 지역장님을 통해서 신장이식에 대해 알게 해주시고 제 신장을 남편에게 줄 수 있게 인도해주신 거죠. 피와 조직 검사결과 자체가 기적이었어요”

 김 집사는 미션스쿨 출신이라 하나님에 대해 알지만 사실 믿음은 뜨겁지 못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하나님을 바라보는 마음의 자세도 바뀌었다.
 “아프고 나니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네요.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죠. 제2의 삶을 주시고 교회도 갈 수 있게 해주셨잖아요. 이제는 아내를 따라 열심히 신앙생활하려고요. 또 아내에게는 특히 감사하죠. 평생 잘해야죠. 그리고 우리 부부를 위해 30일간 특별 작정 기도해주시고 지금도 기도해주시는 교구 식구들에게 감사드려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들 부부를 통해 느낀 것은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배려심이 넘친다는 것이었다. 혹시나 다툰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이들 부부는 결코 싸우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 비법이 궁금했다.
 “남편 때문에 힘든 일이 있으면 싸우기보다는 기도했어요. 남편의 건강 때문에 사업장 인근으로 이사를 가기 이전에는 집 앞에 기도처가 있어 항상 기도했죠. 기도가 어떤 어려움도 이기게 해주는 것 같아요. 남편은 이전에도 지금도 저에게 잘해줘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앞으로 건강해지면 저와 함께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함께 봉사했으면 하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기도제목이죠”

 한 권사는 교구에서 4년째 회계를 맡아 봉사하고 있다. 지금은 홍제동이 아닌 사업장 인근으로 이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구에 일이 있으면 만사를 제쳐놓고 기도처로 달려간다.
 “지금은 제 건강 때문에 사업장 근처로 이사를 왔지만 다시 홍제동으로 돌아가야 할 거 같아요. 우리 부부를 위해 지금도 기도해주시는 교구 식구들 때문이기도 하고, 지금도 일주일에 3,4일은 기도처에 가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돌아가야겠네요”

 항상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아름다운 이들 부부는 신장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이 이미 서로에게 이식되어 있는 것 같다.

글·복순희 정승환/ 사진·김용두 기자